건보공단 등 자체 리스크 점검 나서며 모니터링
[서울=뉴스핌] 전선형 임은석 기자 = 최근 부동산투자 급증 등에 따른 금융투자사 우발채무 경고등이 켜지면서 연기금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금투사들이 판매하는 사모 부동산투자 상품의 투자자가 대부분 이들 연기금이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내부 관련 부서에 ‘증권사 부동산투자 관련 우발채무 리스크점검’을 지시했다. 공단이 투자한 증권사 부동산 투자상품 규모를 비롯해 수익률과 위험정도 등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지난달 관련 내용을 확정하고, 리스크점검에 나서기로 했다”며 “증권사 부동산 투자 관련해 리스크 점검을 진행하는 건 처음이며, 무분별한 투자가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뿐만 아니라 보험사를 비롯한 연기금들도 증권사들의 부동산투자 위험이 제기되면서 자체 리스크 점검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금융투자사들은 부동산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우발채무가 급증하고 있다. 우발채무란 현재는 채무가 아니지만 미래에 일정한 조건(디폴트 등)이 발생하면 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말한다.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국내 금투사들의 우발채무 금액은 2018년 9월 기준 3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말 대비 21.5% 증가한 수치며, 전체 자기자본의 63.7%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초대형 IB(투자은행)인 대형 금투사들이 고수익 사업인 부동산 투자를 대거 늘리면서 이와 관련한 우발채무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가 보유한 우발채무는 24조5000억원으로, 전체 비중 중 72%를 차지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대형 금투사들은 부동산투자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만약 부동산경기침체와 맞물리게 되면 오히려 큰 부실이 초례될 수 있다”며 “이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업계 안팎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위험성을 인지하고 금투사들의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채무보증)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이미 금융감독원에서는 증권사 15곳에게 부동산PF 등 채무보증 내역 자료를 받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그간 금투사에 대한 부동산투자가 확대되는 것을 보면서 지금쯤 점검에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현재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 위험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가 나빠질 경우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보험사 및 연기금 등의 자금이 증권사 부동산 투자 상품에 투자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향후 부동산투자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