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해상초계기 기관조작사로 23년간 비행임무 수행
해군 “지구 둘레를 72번 사고 없이 일주한 셈”
장용덕 원사 “전우들 덕분에 쾌거 이뤄”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해군 최초로 해상초계기를 8000시간 동안 무사고로 비행한 승무원이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해군에 따르면 해군 615비행대대 소속 P-3해상초계기 기관조작사인 장용덕 원사(46)는 해군 항공 최초로 8000시간 무사고 비행시간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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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고 비행 8,000시간을 돌파한 해군 해상초계기 기관조작사 장용덕 원사가 P-3 해상초계기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해군] |
기관조작사란 조종사와 마찬가지로 해상초계기에 탑승해 임무비행 시 항공기 전반의 엔진과 기체, 전기 계통의 장비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장비 고장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결함을 초기에 조치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임무비행 시에는 정조종사와 부조종사 사이에 위치한다.
장 원사는 지난 1997년부터 P-3 해상초계기에서 기관조작사 임무를 수행해왔다. 당초 항공기 기체 정비사로 군 생활을 시작했지만 1995년 P-3 해상초계기가 해군에 도입된 이후 승무원 모집에 응시, 기관조작사가 됐다.
해군 관계자는 “장 원사가 23년 간, 8000시간 이상 무사고로 비행임무를 완수한 것을 P-3 해상초계기 평균 속도 200노트(370.4km/h)로 계산하면 약 290만km에 달한다”며 “이는 지구 둘레(4만km)를 72번이나 일주한 거리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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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고 비행 8,000시간을 돌파한 해군 해상초계기 기관조작사 장용덕 원사가 지난 1일 초계비행 임무 수행 전 항공기 전기계통을 확인하기 위해 배선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
특히 해군은 장 원사의 기록이 P-3 해상초계기의 임무 환경을 고려할 때 더욱 의미가 크다는 입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P-3 해상초계기는 주로 야간에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특히 저고도, 저속, 장시간 체공을 해야 하는 임무 특성상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보통 한 번 이륙하면 6시간 이상, 그것도 해수면 가까이에서 비행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더욱이 해상 상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더불어 승무원 모두의 일치단결된 팀워크가 필요하다”며 “그래서 P-3 해상초계기 승무원들은 다른 기종보다 더 많은 체력을 요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특히 기관조작사의 경우 항공기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며 “무사고 비행을 위한 기관조작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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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고 비행 8,000시간을 돌파한 해군 해상초계기 기관조작사 장용덕 원사가 지난 1일 초계비행 임무 수행을 위해 항공기 엔진의 시동을 걸고 있다. [사진=해군] |
해군에 따르면 장 원사는 임무수행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평소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해 공부를 하는 등의 노력을 해 왔다.
해군 관계자는 “평소 그는 임무 수행에 필요한 제반 지식과 기술들을 체득하기 위해 항공기관 산업기사, 위험물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그 결과 실력을 인정받아 P-3CK 해상초계기 인수요원으로도 활약했고, 2010년과 2012년, 2013년 세 차례에 걸쳐 해군6항공전단 최우수 조작사로 선발됐다”고 전했다.
김정태 61해상초계기전대장(해군 대령)은 “흔히 사람들은 무사고 비행이라고 하면 조종사만을 생각하지만, 해군 해상초계기에는 해상작전 임무 특성상 항공기 기체 전반을 다룰 수 있는 기관조작사가 함께 탑승한다”라며 “바다 위 하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는 기관조작사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왔던 장 원사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 원사는 “8000시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지난 23년 간 내 옆에서 함께 임무를 수행했던 전우들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부여된 임무를 반드시 완수해 조국 해양수호에 기여하고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