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저희가 재건축과 재개발이 뭐가 다른지 어떻게 알겠어요? 당연히 많이 들어본 재개발인줄 알았죠. 그런데 재건축 사업이라 20년 가까이 살았어도 임대주택을 받지 못한다고 하네요. 당장 갈데가 없는데 어떡해야하죠?"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에 21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 세입자의 이야기다.
몇십년을 살아도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보상비 한푼 받지 못하고 내몰리는 단독주택재건축 세입자 가운데 재개발사업과 같은 요건을 갖춘 장기 세입자 4902가구가 보상을 받을 길이 열렸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단독주택 재건축 세입자 대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입자는 총 49곳 4092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14년 8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에 따라 단독주택 재건축제도가 폐지된 후 새로 지정된 정비구역은 없다. 하지만 당시 단독주택 재건축을 추진하던 총 286개 구역 가운데 구역 해제를 하지 않고 지금까지 사업을 추진하는 66개 구역이 아직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착공된 17개 구역을 제외한 49개 구역이 이번 세입자대책 대상이 된다.
다만 재정비 구역에 거주하는 세입자라고 모두 보상을 받을 수는 없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이전에 입주해서 사업이 착공될 때까지 거주한 세입자만 보상을 받는다. 즉 재개발 또는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을 하는지 모르고 입주한 세입자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현행 재개발 세입자 보상 기준에 따른 것이다.
시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받거나 주거이전비를 받으려면 정비구역지정 공람공고 3개월 전 주민등록 이전을 해야한다. 예를 들어 한남뉴타운 한남3구역의 경우지난 2009년 4월 구역지정 공람공고를 했다. 한남3구역 세입자가 가운데 임대주택을 비롯한 보상을 받으려면 2009년 1월 이전에 주민등록 이전이 된 세입자여야한다.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한남3구역은 오는 2021년에나 이주 및 철거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되면 12년을 거주해야 임대주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자격을 갖춘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주거이전비는 정착비용 개념도 포함돼 있어 4개월분이 지급된다. 가구원수에 따라 다른데 4인가족의 경우 약 1700만원선. 금액이 상당한 편이라 세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일부 재개발구역에서는 주거이전비를 줄여 사업비를 아끼기 위해 사업시행인가 직전 세입자들을 퇴거시키거나 '주거이전비 프리미엄'을 붙여 높은 보증금이나 월세를 요구하는 집주인도 나오는 실정이다.
서울시의 추산에 따르면 이번 대책 대상인 49개 단독주택재건축구역에 거주하는 보상 대상 세입자는 모두 4902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주거이전비는 가구당 평균 1200만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이렇게 되더라도 공람공고일 이전 3개월 기준을 채우지 못한 장기 세입자들은 여전히 보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이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서울시는 이들 공람공고 3개월 이전 입주 자격을 못갖춘 장기 세입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지만 대책이 만들어지고 시행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입자의 임대주택이나 주거이전비 취득 자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조만간 대책 결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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