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스페셜 인터뷰] '노회찬 방' 510호 들어간 용접공 출신 여영국 의원

기사입력 : 2019년05월02일 06:12

최종수정 : 2019년05월02일 07:37

용접공·노동운동가·도의원 거쳐 국회 뱃지 달아
"노회찬 빈소에서 시민들이 빈자리 준비하라 했다"
"포장보다는 진정성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4일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처음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걸음을 내디뎠다. 의원 사무실 배정 소식을 모르던 그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의원실에서 대기하던 중이었다.

잠시 카페에 가던 길, 국회 사무처 직원과 마주쳤다. 그 직원은 “(의원회관) 510호에 문패를 걸어두고 오는 길”라고 말했다. 여 의원은 당시를 회고하면서 “순간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510호는 고(故) 노회찬 의원의 방으로 익히 알려진 곳이다. 노 전 의원이 쓰던 소파와 의자 같은 집기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여 의원에게 노회찬은 여전히 함께 걷는 동지이자 버팀목이었다.

여 의원은 지난달 30일 뉴스핌과 가진 인터뷰에서 ‘노회찬의 후계자’라는 별칭을 굳이 거부하지 않았다. 그는 정의당 경남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노 전 의원을 창원 성산으로 데려온 장본인이었다.

여 의원은 노 전 의원에 대해 “노 의원의 선거본부장을 하고 지역 활동도 함께 했다”며 “노회찬 국회의원, 여영국 도의원, 노창섭 창원시의원 이렇게 셋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왔다. 모든 것을 함께 한 사이”라고 말했다.

그가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노회찬을 기억하는 시민들 때문이다. 여 의원은 “노 의원 빈소에서 시민들이 여영국이 출마할 거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며 “많은 조문객들이 흐느껴 울면서도 마음을 다잡고 빈자리를 준비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은 여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지 4주째 되는 날이다. 여 의원은 "대기업 노동자들은 학자금 지원 등 각종 사내 복지 혜택을 받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정작 복지가 부족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복지를 줄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노회찬을 창원으로 이끌었던 용접공 출신 도의원, 국회의원이 되다

여 의원은 1983년 용접공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방산업체 최초로 진행된 통일중공업 파업에 참가했다가 해고되기도 했다. 여 의원은 이후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투신, 창원지역 사업장의 노조 활동을 이끌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의원 10명을 당선시키며 파란을 일으켰다. 노 의원이 비례대표로 처음 국회에 발을 들인 해였다. 그 때 여 의원은 중앙정치에서 노동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는 반면 지역에선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현실에 도의원 출마를 결심했다.

하지만 어렵게 당선된 도의원 생활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거대 양당체제는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극심한 차별을 느끼게 했다. 여 의원은 “지역은 수십년간 기득권 정당들이 조직을 꾸려온 만큼 지역 색채가 너무 강했다”며 “특히 10대 때 경남도의회는 95%가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들이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광역·기초단체 의회는 국회와 달리 보좌진이 없다. 언론의 관심도 크지 않다. 여 의원은 10대 경남도의회를 노동당 의원으로, 보좌진 없이 단신으로 보냈다. 특히 당시 도의회는 홍준표 경남지사를 중심으로 새누리당의 세(勢)가 하늘을 찌르던 시기다.

여 의원은 “도의원 시절 다른 의원이 주먹을 날린 적이 있었다”며 “말리는 척하면서 멱살을 잡거나 밀치는 의원들도 많았지만 내 주변엔 도와줄 의원이 아무도 없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여 의원은 홍 지사의 무상급식 폐지에 맞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 이후 행동이 먼저인 '강성'으로 소문이 퍼졌다. 그럼에도 여 의원은 행동보다는 ‘밑바닥 소통’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도의원 시절 기관장 브리핑을 받기보다는 실무자 설명을 듣겠다고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가기 일쑤였다. 여 의원은 “국회에서도 의원이라는 권위를 앞세우기보다는 공무원이나 기관 등 서로 존중하면서 소통을 해나가는 의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여 의원의 첫 상임위원회는 교육위원회다. 주변에선 노동운동가로서 살아온 그의 이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도 들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있다. 도의원 시절 교육위에서 활동하면서 초·중·고등학교 교육문제를 다뤘다는 경험이 있어서다. 그는 앞으로 교육위에서 국립대 대학병원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국공립유치원·초등학교 석면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4.30 mironj19@newspim.com

당선되자마자 내년 총선 대비해야 할 상황..."진정성으로 성산 구민들에게 다시 인정 받겠다"

여 의원에게 남은 임기는 1년이다. 그 사이에 내년 4월 치뤄지는 21대 총선 대비를 위한 지역구 관리는 물론 중앙 정치권에서의 성과도 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자유한국당은 여야 4당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원내·원외 '투트랙' 투쟁을 펼칠 예정이다. 따라서 당분간 국회는 '올스톱' 상황이다. 상임위도 마찬가지. 국회의원으로써 의정활동을 펼칠 무대에 서기까지 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

여 의원은 '개점휴업' 국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당은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정치를 내세운다지만 사실은 기득권 유지에 총력을 동원하는 듯 하다”면서 “현재 한국당의 움직임 속에 국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역구인 창원 경기는 갈수록 악화일로다. 재보궐 선거에서 맞붙었던 강기윤 한국당 후보는 선거기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지지세를 끌어모았다. 가스 터빈을 생산하는 두산중공업과 협력업체 332개사의 인력 감축이 진행된 가운데, 많은 노동자들이 여 의원에게 등을 돌렸다.

뿐만 아니라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창원 청년들이 부산·울산 등 인근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속속 떠나갔다.

여 의원은 마비 상태인 국회를 통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창원 경기를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경상남도, 창원시, 고용노동부 등 실무기관과 해당 부처와의 소통으로 우선 고용위기지역 확대 등 당장 창원에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기적으로는 고용위기지역 확대, 중기적으로는 지역상생형 화폐, 장기적으로는 소재산업 육성을 대안으로 내놨다.  

여 의원은 “남은 임기 동안 창원의 먹고 사는 문제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이번 선거에서 진보에 대한 유권자 열정도 느꼈지만 제대로 못한다면 우리도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장도 함께 받았다”고 말했다.

‘진보 1번지’ 창원 성산의 여 의원에게 정의당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양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자리를 여 의원에게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여 의원은 “예결위원이 되면 예산 문제 접근이 수월해지는 만큼 창원을 위해 애를 쓰겠다”며 “당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20대 국회에 입성한 늦깎이 의원, 여 의원에게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말들이 항상 따라다닌다. 실제로 노회찬 의원처럼 화려한 언변과 재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심상정 의원처럼 정무감각이 탁월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포장’을 잘하는 성격도 아니다. 하지만 여 의원은 ‘자신의 진정성’을 내세운다. 

여 의원은 “무엇을 위한 정치를, 또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공약을 반드시 지켜 성산 구민들로 하여금 제 진정성을 알게끔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4.3 재보궐 창원성산 선거에서 당선된 여영국 당선인이 지난달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인사를 하고 있다. 2019.04.05 yooksa@newspim.com

with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