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이슬람주의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s)을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무슬림 형제단의 테러조직 지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와 미국 정부의 관계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부가 무슬림 형제단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대통령은 그의 국가안보팀 및 같은 우려를 가진 해당 지역의 지도자들과 상의를 했으며 이번 지정은 내부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9일 워싱턴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슬림 형제단을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슬림 형제단은 지난 1928년 이집트에서 창설된 세계 최대 이슬람주의 단체로 약 100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시 대통령은 무슬림 형제단 소속이었던 모하메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2013년 몰아내고 다음 해 대통령직에 오른 이후 이슬람교도들과 자유 진영을 탄압해 왔다.

이집트 정부는 2013년 16명의 사망자를 낸 자살 폭탄 공격의 배후로 무슬림 형제단을 지목했지만, 무슬림 형제단은 해당 공격을 규탄하고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트럼프 정부 내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무슬림 형제단의 외국 테러조직 지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방부 관료들을 중심으로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테러조직 지정에 반대하며 이보다 제한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무슬림 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 NATO 회원국인 터키와 관계가 복잡해 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무슬림 형제단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의개발당(AK)과 밀접히 연루돼 있으며 이집트에서 활동이 금지된 후 다수의 무슬림 형제단 회원들은 터키로 달아났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초기 무슬림 형제단과 이란 혁명수비대의 외국 테러조직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무슬림 형제단 회원들.[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