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의회 하원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자 2일(현지시간) 민주당 지도부가 이 같은 바 장관의 행동이 ‘의회 모독’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럴드 내들러(민주·뉴욕)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법무장관이 일을 지연시키고 좋은 의도로 협상하는 것을 거부한다면 법무장관을 의회 모독죄로 고발하기 위해 빨리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들러 위원장은 “우리가 당면한 도전은 미국의 대통령이 정부와 동등한 권위를 가진 기관인 의회가 그의 가장 무모한 결정을 점검하는 것을 지독히도 막고 싶어 한다는 점”이라면서 “그는 정부와 동등한 별도 기능으로서의 의회를 무력화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내들러 위원장은 “제한된 권력 시스템과 대통령을 독재자로 만들지 않는 체제인 미국 정부의 체계가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바 장관은 이날 예정돼 있던 하원 법사위원회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선 캠프의 러시아 대선 개입 공모 의혹 및 대통령 사법 방해 수사 보고서와 관련한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수사 보고서 관련 청문회에 참석했다. 2019.5.1. |
공화당에서는 민주당 지도부의 움직임에 즉각 반발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 더그 콜린스(공화·조지아) 최고위원은 내들러 위원장의 발언을 “정치적 곡예”(political stunt)라고 비난하며 바 장관이 하원 청문회 출석을 거부한 것은 내들러 위원장이 과도한 증언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콜린스 위원은 “그들(민주당)은 탄핵 절차를 밟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탄핵 청문회처럼 보이게 하고 싶어 한다”면서 “바 장관이 오늘 이 자리에 없는 것은 민주당이 그가 이곳에 오늘 있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고하다는 게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며 대통령의 편을 든다는 비난을 받았다. 뮬러 특검은 지난 3월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해 바 장관이 작성해 의회에 제출한 요약본이 수사 내용을 잘 담지 않았다면서 항의 서한을 보냈다.
민주당은 또 법무부가 뮬러 특검 수사 보고서를 삭제 없이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들러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바 장관이 내용 삭제 없이 보고서를 제출할 시간을 며칠 더 주겠다고 설명했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도 바 장관의 출석 및 자료 제출 거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펠로시 의장은 바 장관이 의회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백악관이 의회의 소환장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 심각한 일이며 탄핵 가능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소환을 존중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사법 방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