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 통해 손해배상·이자 청구"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한국 정부의 개입으로 손해를 입었다면서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를 통해 손해배상금 등으로 7억1800만달러(약 8400억원)를 청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FT가 확인한 149쪽 분량의 엘리엇의 PCA 제출 진술에 따르면 엘리엇은 한국 정부에 손해배상금 5억8130만달러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억3670만달러의 이자를 청구했다. 엘리엇은 문서에서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승인토록 하기 위해 당시 정부 관리들이 행동한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했다고 FT는 전했다.
엘리엇은 양사의 합병에 반대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청와대, 보건복지부 등 한국 정부의 개입으로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해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양사 합병은 "비(非)인기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국내 기업 재벌 가족을 선호"하는 부패와 편견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엘리엇의 피해 주장에 따른 엘리엇과 한국 정부 중재 절차는 지난해 개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FT는 "이 절차는 약 2년 이상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2017년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의 전면적인 반(反)부패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문재인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위험이 있다고 바라봤다.
폴 싱어 엘리엇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겸 설립자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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