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소강상태 예상…협상 지켜보며 변동성에 대비
[서울=뉴스핌] 정경환 전선형 장봄이 김형락 기자 = 미국이 중국에 대해 예고한대로 관세를 인상하면서 증시가 출렁인 것과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확대되긴 했으나 급락세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혹시 현재 수준에서 지수가 추가 하락한다면 이는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03p(0.29%) 오른 2108.04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6.41p 오른 2118.42에 출발,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오전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우리 시각 오후 1시(미국 시각 10일 자정)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인상이 예고한 대로 시행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는 장 중 한 때 21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후 미국과 중국이 협상의 여지를 남긴 점이 부각되면서 코스피는 다시 반등하며 장을 마쳤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센터장은 "오늘은 고점에서 저점까지 변동성이 커졌다"며 "미국의 관세 인상 결정에 대해 중국이 보복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시장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무역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러한 시나리오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기 때문에 (작년처럼) 급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의지가 전혀 없지 않기 때문에 우려와 기대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 작용하고 있다"면서 "다만, 오늘은 그래도 조정이 일시적이었다. 어제 조정이 심했다"고 말했다.
장 후반 코스피가 반등한 데에는 미·중 간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이 부각된 때문이라고 봤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 측에서 선적 기준 10일 관세 인상 시행 전, 미국 도착 기준 6월 1일 이전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인상하지 않고 기존의 10%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10일 이후에 출발하거나 6월 1일 이후 도착하거나 둘 중 하나에 해당되면 인상하겠다는 건데, 이것이 아직은 무역협상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시장이 조금 진정됐다"고 했다.
이날 코스피가 소폭 오른 가운데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3.10% 상승하며 3일 만에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27%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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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코스피가 전날 대비 6.03포인트(0.29%) 오른 2108.04에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
향후 국내 증시는 큰 등락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주 국내 증시는 큰 분위기 반전 없이 이번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현재 지수 수준에 당분간 머무를 가능성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우려는 이미 지난 1년 사이 주식시장에 반영됐기에 단지 공포스럽고 불편한 뉴스가 있다고 주식시장에 대해 극단적으로 비관할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김형렬 센터장은 "지수가 하단까지 떨어질 위험은 크지 않지만, 시장 변동성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는 있다"며 "현재 위험자산 투자비중을 확대할 필요는 적고, 변동성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낮은 확률이지만 극적 타결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은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며 "부분적으로 합의(지적재산권 보호,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금지 등을 제외한 사항에 대한 합의 및 25% 관세를 부과하지 않음)할 경우, 일부 불확실성 해소로 시장 반등이 가능할 것이나 추가 협상이 필요한 만큼 반등의 폭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했다.
혹시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에는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결국 타결은 될 것"이라며 "협상 자체가 어그러지는 건 너무 큰 충격이니까, 그건 아닐 거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6월 1일 전까지 협상을 하긴 할텐데, 뉴스에 따라 변동성이 있겠지만 그래도 완전히 하락 방향, 무너지는 건 아닐 것 같다"며 "안 좋은 뉴스가 나오면 여기서 몇 % 더 빠질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 더 조정이 나오면 사야 되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최석원 센터장은 "지금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으로 다음 주 초까지 시장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고 저점 매수 시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