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다시 불거지면서 한 주 사이 글로벌 주식펀드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갔고, 신흥국 통화 역시 과격한 매도에 시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고한 관세 인상이 강행된 만큼 위험자산에서 자금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0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국 주식펀드에서 최근 한 주 사이 205억달러를 웃도는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인 동시에 무역 전면전 리스크가 재점화 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펀드에서 140억달러의 ‘팔자’가 쏟아져 연초 이후 최대 자금 유출을 기록했고, 유럽 주식펀드에서도 25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신흥국 주식펀드 역시 13억달러 순매도를 나타냈다.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총 116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2016년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우량 채권을 중심으로 채권펀드는 같은 기간 73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는 18주 연속 ‘사자’를 기록했다.
미국은 이날 자정을 기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던 325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위한 행정 절차에 나섰다고 밝힌 상황.
양국의 무역 마찰이 연일 주가를 떨어뜨리는 한편 경기 한파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킨 만큼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고조될 전망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와 별도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신흥국 통화가 무역 협상 결렬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MSCI 신흥국 통화 지수는 지난 2월 고점에서 1.3% 후퇴했고, 특히 아르헨티나 페소와(17%),, 터키 리라화(17%), 한국 원화(5.5%)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세계 1~2위 경제국의 관세 전면전에 실물경기가 악화, 원자재 가격이 하락 압박을 받는 한편 이른바 상품통화가 ‘팔자’에 시달릴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 주장도 고개를 들었다. 도이체방크의 피터 후퍼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양국 무역 마찰에 따른 금융시장 움직임에 연준이 시선을 고정할 것”이라며 “경기 불확실성과 기업 경기신뢰 및 투자 저하에 연준이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은 보고서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서 경제 성장률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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