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北, 어떤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金, 안전보장 원해"
폼페이오 "미·러, 같은 목표 공유..푸틴, 美가 선두에 있을거 알아"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러시아 크렘린궁이 14일(현지시간) 북한에 국제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의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 이후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모든 국가와 협력할 준비가 됐으며 북한에는 국제적인 안전보장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좌)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5.14. Sputnik/Alexei Druzhinin/Kremlin via REUTERS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우샤코프 보좌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동북아시아의 안정적인 안보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모든 이해 당사국과 협력하는 데 열려있다는 사실에 대해 미국 국무장관의 관심을 이끌었다"면서 "우리는 이런 맥락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북한에 국제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폼페이오 장관에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러시아는 북한이 "어떤 형태의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북한은 "정중한 접근법"과 국제적인 안전보장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샤코프 보좌관은 "대화를 통해 우리가 이해한 바로는, 미국은 전반적으로 지난번 회담에서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교착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협력을 지속하는 데 준비돼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크렘린궁의 발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과 무게 중심이 다르다.
폼페이오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들에게 미국과 러시아는 북한 문제에 대해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할 방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그(푸틴 대통령)는 미국이 선두에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나는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곳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한 '동일한 목표'를 언급함으로써 미국의 목표인 '비핵화'에 무게를 두고, 북한 문제를 '미국이 주도'해 나간다는 점을 거론,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북미 양자 간의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가진 회담에서도 대북 문제 해결에 대해 러시아 측과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북한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 전체의 비핵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북미 간 대화의 진전을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지도부는 최근 자신들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자국에 대한 체제 보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 비백화는 (한)반도 전체가 돼야한다"고 못박았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북한 뿐아니라 한반도 주변 전체의 비핵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셈이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유엔의 대북 제재를 국제사회가 충실히 이행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또 그는 회담 이전 모두발언 등을 통해서도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가능한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유엔의 대북 제재는 전적으로 이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회담 요청을 해온다면 양국 정상 회동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따로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 크렘린궁은 이와 관련해 아직 미국에서 정식 요청이 오지는 않았다고 알렸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