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희토류 등 중요 물질 생산증대 위한 61개 권고 제시
상무부, 수입 의존도 낮추기 위해 韓·日·EU 등과 협력 강조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이 희토류 대미 수출 중단 카드를 만지작대자 미국이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무부는 '중대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연방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국내 희토류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무부는 희토류를 포함한 35개 광물을 중대 광물로 보고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중대 광물들은 종종 간과되지만, 그것들이 없는 현대 생활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연방 정부는 보고서에 상세히 기술된 권고를 통해 미국이 그러한 중대 물질에서 단절되지 않도록 전례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보고서에서 희토류 등 중대 광물에 대한 접근성을 안보 문제로 규정하고, 중국이나 러시아의 희토류 대미 수출 중단은 미국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희토류를 포함한 중대 광물질의 자급자족 체계를 갖추기 위한 61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상무부가 제시한 61개 권고안에는 저리 대출 제공, 채굴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이 포함됐다.
또 상무부는 권고안 실행 외에도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과 러시아산 중대 광물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캐나다와 호주, 유럽연합(EU), 일본, 한국과 협력및 공조를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 국가 역시 희토류를 수입에 의존한다.
상무부의 보고서 공개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4일 희토류 수출 규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다음에 나온 것이다. NDRC는 4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전략 자원인 희토류 보호와 더 나은 사용을 위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과 자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에 대한 보복카드로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을 재차 거론한 셈이다.
17개 희귀 원소를 뜻하는 희토류는 배터리, 군사장비,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반도체 등 각종 전자제품 제조에 필요한 물질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약 70%를 생산하는 국가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해 수입하는 희토류 물량 중 80%를 차지했다. 1960~80년대 희토류 최대 생산국에 속했던 미국은 환경오염 때문에 이후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상무부의 보고서 발표는 중국의 희토류를 이용한 반격 시도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상무부의 보고서가 발표되자 즉각적으로 트럼프 정부에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의 라울 그리잘바(애리조나) 하원 천연자원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정부가 업계에 증정품을 주는 새로운 부끄러운 기록을 세웠다"며 "최악의 기록 중 하나"라고 말했다.
희토류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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