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소매판매액 1.06%↑
외국인 타깃 면세점 제외시 0.02%↑
5월 소비심리 추락…"소비심리 개선 우선"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올해 국내소비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이 주 소비층인 면세점 소비를 빼면 국내소비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지갑을 열 때 한국인은 국내에서 지갑을 꽉 움켜쥐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가라앉은 소비자심리를 개선하지 못하면 국내소비는 계속 주춤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7일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소매판매액은 약 151조7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0조1222억원)과 비교해 1.06% 늘었다.
소비 증가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면세점 소매판매액이 껑충 뛴 영향이 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54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1만명)보다 17.2% 늘었다. 이 기간 면세점 소매판매액도 6조513억원에서 7조6137억원으로 25.8%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소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고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증가로 면세점 소매판매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를 빼면 국내소비 증가세의 맨얼굴이 드러난다. 면세점을 뺀 1~4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144조709억원에서 올해 144조1032억원으로 0.02% 증가에 그쳤다.
사실상 제로 성장인 셈이다.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소비처 소매판매액 감소 영향이 컸다. 1~4월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은 1년 사이에 2.3% 줄었다. 같은 기간 슈퍼마켓 및 잡화점 소매판매액도 4.8% 감소했다.
승용차 구매도 감소했다. 1~4월 승용차 및 연료 소매점 소매판매액은 1년 동안 5.4% 감소했다. 정부가 승용차를 살 때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5%에서 3.5%로 깎아줬지만 차 판매액은 오히려 줄었다.
그나마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을 포함한 무점포소매가 14.1% 증가했지만 대형마트 등의 소매판매 감소액을 상쇄하는 정도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한국인이 국내에서 지갑을 확 열지 않는 배경으로 얼어붙은 소비자심리를 꼽는다. 실제로 부정적인 소비자심리가 팽배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7.9로 전월대비 3.7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밑돌면 과거보다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00을 밑돌았다. 지난 4월 반짝 증가(101.6)했지만, 지난달 다시 하락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비심리 하락이 소비 감소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경기 부진으로 명목임금 상승률이 크게 감소했고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자산가격 하락 영향 가시화 등 소비심리 개선 요인이 안 보인다"고 우려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