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 시기에 친서..북미 교착 돌파구 주목
트럼프 “김정남 CIA 관련 정보 확인..내 임기엔 그런 일 없을 것" 눈길
볼턴 “3차 북미 정상회담 전적으로 가능..金이 열쇠 쥐고 있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으며 북미 간에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이 북미 정상 간 ‘친서 외교’로 다시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로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 기자들에게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어제(10일) 친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시기적으로 지난 해 6월 12일 개최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즈음해 전달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고 멋진 친서였다”면서 “나는 이에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나는 무슨 일인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매우 긍정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나는 북한이 김정은의 리더십 아래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훌륭하며 중국, 러시아 , 한국 사이에 있는 위치도 훌륭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했을 당시 북한 문제는 엉망이었지만 이후 “지하 핵 실험도, 장거리 미사일 실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선 “단지 거리를 시험한 것뿐”이라면서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피살된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다는 보도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김 위원장)의 이복형과 관련한 CIA에 대한 정보를 봤다”면서 “나는 내 임기 하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고 말할 것이다.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그에게 대해 알지 못한다.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북미 간 협상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돌파구를 마련하는 정상 간 ‘톱 다운’ 방식을 선호해왔다. 지난 1월 18일에도 방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전달했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엔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전면적인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빅딜론’과 ‘점진적이고 동시적인 단계적 비핵화’ 를 각자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김 위원장이나 북한을 오히려 두둔하는 듯한 언급을 통해 협상 의지를 피력해왔다.
한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전 WSJ이 주최한 최고재무책임자(CFO) 네트워크 행사에 참석,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전적으로 가능하다면서도 열쇠는 김 위원장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경제적 미래의 비전을 제시했고 (협상의) 문을 열어뒀다. 그들이 해야 하는 것은 핵무기 추구의 포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이번 친서를 통해 ‘빅딜론’과 ‘단계적 비핵화론’ 사이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며 백악관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