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며 궁지에 몰린 이란에 구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 부근 오만해에서 공격을 당한 유조선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FT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매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이란산 원유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5월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 면제 조치를 중단한 후 처음으로 이란산 원유 화물을 인도받았다.
위성 신호와 사진을 통해 원유 흐름을 추적하는 ‘탱커 트래커스’에 따르면, 약 100만배럴을 운송할 수 있는 수에즈맥스(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 선형) 급 유조선 살리나(Salina)가 지난 20일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인근 젠저우(建州) 항구에 정박해 이틀 동안 화물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입은 이란과 중국 모두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 등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대이란 추가제재를 발표했으며, 이란은 유럽국들이 이란 핵협정을 지키기 위해 행동을 나서지 않는다면 우라늄 저장한도를 어기겠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번 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 담판을 앞두고도 양국 간 무역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대규모 차관을 제공한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에도 제재를 가했다.
이란의 원유 및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출량은 지난해 4월 일일 280만배럴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 사이 일일 100만배럴까지 떨어졌다. 미국 정부가 한국과 중국 등 8개국에 일시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를 면제해 준 기간에도 이란산 원유 수출이 꾸준히 감소한 것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FGE는 제재 면제가 중단된 만큼 이번 달에는 이란산 원유 수출이 일일 50만배럴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 수입하는 규모가 일일 20만배럴 가량 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한 이란 내부 관계자는 FT에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크게 감소하기는 했지만, 실제 수출량은 공개 수치보다 훨씬 많다고 전했다.
한 이란 석유 기업가는 중국이 조용한 방식으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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