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스릴러 '구해줘2'서 광기에 휩싸인 성철우 목사 열연
드라마와 인연 만들어준 소중한 역할‥소통하는 연기가 꿈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드라마와 많은 인연이 없던 저를, 구해준 작품이죠.”
배우 김영민이 OCN ‘구해줘2’를 통해 선 굵은 연기를 펼쳤다. 이 작품은 수몰예정지역인 월추리 마을에서 펼쳐지는 헛된 믿음과, 그 믿음에 대적하는 미친 꼴통의 나홀로 구원기. 성철우 목사 역을 연기한 김영민은 '구해줘2'에서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
“잘 끝낸 것 같아요. 비록 시작은 미비했지만, 끝으로 갈수록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셔서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유종의 미를 거둔 거죠(웃음). 원작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봤어요. 원작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시작할 때 부담도 컸죠. 그래도 드라마는 결이 다르니까 캐릭터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김영민에게 ‘구해줘2’는 첫 장르물이다. 처음 입성한 OCN에서 시작을 ‘사이비 스릴러’로 끊었다. 작품 자체가 사이비종교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김영민은 ‘긴장감’에 포커스를 맞췄다.
“저희 작품이 표방한 게 ‘사이비 스릴러’에요. 그래서 긴장감은 끝까지 가지고 가야한다는 생각이었죠. 성 목사를 표현할 때도, 무언가 께름칙한 부분은 품고 있어야 될 것 같더라고요. 처음에 성 목사가 너무 선하게 그려졌는데, 원작을 본 만큼 후반부에 분명 달라질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묘한 긴장감을 계속 심으려고 했고요. 그래야 시청자들도 긴장 속에 보실 것 같더라고요.”
‘구해줘2’에서 가장 감정의 변화가 큰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김영민이 연기한 성철우 목사다. 극중 최경석(천호진)의 꼬드김에 월추리 마을로 넘어온 성 목사는 최경석의 달콤한 말에 점점 광기에 휩싸여간다.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
“감독님은 성철우가 굉장한 소시오패스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표현하려 했죠. 월추리 사람들과 있을 때는 마냥 선하고 잘 웃지만, 그 웃음에도 나름의 악한 모습을 넣으려고 했어요. 초중반에는 착한 이미지로 그려지지만 후반부에는 확 달라지잖아요. 악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이게 성공한 것 같아요(웃음).”
성철우는 마을을 구원할 유일한 믿음이 자신이라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신의 뜻을 받아들이는 사람 역시 본인뿐이라 믿는다. 김영민은 성철우의 집착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 신에게 기도할 때 나오는 ‘방언’ 신이 그 중 하나다.
“사실 제일 걱정이 많았던 부분이에요. 그래서 정말 많이 찾아보고 조사했어요. 그때마다 우현, 천호진 선배의 조언이 도움이 됐어요. 우현 선배가 신학과 출신인데, 방언은 정말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더라고요. 성 목사가 방언이 터질 때, 그 상황은 정말 절벽 끝에 몰린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형식적으로 하지 않고, 정말 생각나는 대로 했어요. 천호진 선배는 욕만 섞이지 않게 주의하라고 하셨고요(웃음). 근데 연습하는데 정말 저도 모르게 욕이 섞이더라고요.”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
2001년 영화 ‘수취인불명’으로 데뷔한 김영민은 이후 스크린과 연극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2008년 MBC ‘베토벤 바이러스’로 브라운관에 데뷔하더니, tvN ‘나의 아저씨’ 이후부터는 브라운관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고 있다.
“첫 발을 어디에 디디는지가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제가 연극영화를 전공해서 타 장르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드라마와 인연이 잘 안 닿더라고요. 작품이 들어오면 이미 다른 작품을 하고 있었어요. ‘나의 아저씨’ 때부터는 타이밍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친한 동생도 저한테 물 들어왔으니 노 저을 준비하라더라고요. 하하. 선배들과 연기할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험들이 남아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즐기면서 연기하고 싶어요.”
김영민 연기와 악역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나의 아저씨’(2018)와 ‘숨바꼭질’(2018)을 통해 지독한 악역을 선보인 그다. 이번 ‘구해줘2’에서도 김영민이 맡은 성 목사는 결국엔 악역이었다. 다만 이전 역할에 비해 성철우 목사는 시청자들에게 더욱 진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을 통해 목표하는 연기 스타일도 더욱 확고해졌다.
“이번 작품은 드라마와 인연이 없던 저에게 선물 같은, 정말 저를 구해준 작품이에요(웃음). 시청자들도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죠. 앞으로도 소통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앞으로 만날 배역들을 통해 시청자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앞으로 더 노력해서, 제 행보를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될지어다!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