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가 110개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이후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수출입 컨테이너 [사진=블룸버그] |
중국의 통상 시스템을 포함한 주요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하지만 이날 미국의 발표에 시장 전문가들은 반색하는 표정이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의료 장비와 가전을 중심으로 110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6일 대규모 관세가 강행된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일부의 공급망 혼란이 일정 부분 진정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관세 충격에 따른 수익성 악화 및 경영난을 호소하는 미국 기업들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실제 면제는 면제 요청 품목 가운데 일부에 국한됐다.
일례로, 의료 장비 업체 에드트로닉은 12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했지만 이 가운데 단 한 가지 기기만 면세가 결정됐다.
실리콘 밸리 소재 사이버 보안 업체인 팔로 앨토 네트웍스 역시 상당수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했지만 한 가지 제품만 통과됐다.
지난 5월 미 무역대표부(USTR)는 1만3000건에 달한 면제 요청 가운데 5311건에 대해 기각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조치가 미국 기업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전면적인 무역 냉전을 피하고 협상 진전을 이루는 데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 고위 정책자들은 전화 통화로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류 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와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고위 정책자들이 협상을 재개했다”고 확인했지만 다음 수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양국이 전화 통화로 이견을 일정 부분 좁힌 뒤 직접 만나 담판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 측이 협상 타결 의지를 보여야 회동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이번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양측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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