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단기 공급 해소는 일시적, 장기적으로 타격 커
일본 규제 반도체 소재 3가지 중 2가지만 대체 공급 가능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가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공급과잉을 해소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 비메리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신성장산업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한국수출입은행이 분석했다. 우리나라 수출입동향과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의 분석이란 점에서 일본 수출규제 사태의 파장이 클 것이 우려된다.
최근 나온 수출입은행의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및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재고가 많고 우리 기업들이 2~3개월 물량의 소재를 보유해 일본의 수출 승인을 90일내에 얻으면, 반도체 수출과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D램의 1분기 기준 재고는 반도체 회사 6주분과 수요기업은 5주분의 수요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 EUV 포토레지스트 △불산 △폴리이미드 등 3가지 반도체 소재 중 불산, 폴리이미드는 국내 기업인 솔브레인,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이녹스첨단소재 등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공급받거나 해외 수입선을 바꿀 수 있다.
불산은 일본의 과점구조로 생산 시설 증설이 쉽지 않지만, 일본기업의 해외 법인이나 중국 등에서 대체 공급과 국내 생산능력 확대가 가능하다. 다만 공급사 교체 시 시험기간이 필요해 일본제품의 즉각적인 대체가 어렵기 때문에 반도체 생산량이 일시 감소할 수 있다.
폴리이미드 필름은 폴더블 OLED 패널에 사용되지만 수입규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시가 하반기로 지연되면서 재고가 충분해서다.
문제는 EUV 포토레지스트다. 일본이 세계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일본 외에는 공급처가 없다. 이에 따라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되면 우리나라의 신성장산업인 비메모리반도체와 OLED의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분석됐다.
EUV 포토레지스트가 삼성전자의 비메모리반도체 핵심 축인 파운드리 사업에 핵심 소재기 때문이다. 삼성은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추격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중이나, 일본에서 EUV 포토레지스트를 공급받지 못하면 생산이 어렵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 미세화에 EUV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어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EUV기반의 7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인데 EUV 포토레지스트 공급사가 일본 JSR로 추정된다”면서 “JSR이 포토레지스트를 벨기에에서 생산해 수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일본기업의 해외 법인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