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 직원 근무하는 NRDO 기반 바이오 기업 "작은 기업 효율성 극대화"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가 1조46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이미지=바이오테라퓨틱스] |
브릿지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후보물질 'BBT-877'에 대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최대 11억4500만유로(약 1조5200억원)이다.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수령하는 4500만유로(약 600억원)와 이후 임상개발, 허가 및 판매 마일스톤으로 받게 될 약 11억유로(약 1조460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임상시험 후 상업화에 성공하면 로열티(경상기술료)는 별도로 받는다.
이달 초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8억7000만달러(약 1조52억원)의 기술수출을 뛰어넘는 규모다.
IPF는 폐 조직에 흉터가 생겨 폐기능이 악화되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으로 이어지는 폐질환이다. 전 세계 약 300만명의 환자가 있다.
BBT-877은 세포가 딱딱하게 굳어 제 기능을 못 하는 폐섬유증과 관련된 단백질 '오토택신'의 활성을 저해한다.
◆초대형 계약 체결 비결은? "작은 조직 강점 살렸다"
바이오브릿지는 직원이 20명이 채 되지 않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회사는 대형 제약사보다도 큰 계약을 체결해낸 비결으로 '작은 조직의 전문성과 강점'을 꼽았다.
18명의 직원이 움직이는 조직 효율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IT 시스템도 전문 분야에 맞춰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시스템, 임상수탁기관, 사업자문, 법률 등 많은 전문가 집단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하고 있다. 작은 조직이 갖는 효율성과 강점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5년 NRDO(개발 중심 바이오벤처)모델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NRDO는 연구를 거친 신약후보물질을 사들여 개발한 후 대형제약사에 판매하는 모델이다.
이번에 베링거인겔하임에 판매한 BBT-877도 2017년 레고켐바이오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섬유화 간질성 폐질환에 대한 전임상 시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있는 BBT-877은 1년 내 임상 2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BBT-877은 2017년 브릿지바이오가 레고켐바이오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NRDO를 기반으로 한 사업모델이지만, 올해 초에는 연구소를 내부에 설립해 자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체계도 갖췄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브릿지바이오는 조만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에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서 탈락했고 올해에는 기술성 평가에서 또 고배를 마셨다.
큰 성과를 이뤄낸 만큼, IPO도 순탄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재무팀과 주관사가 IPO 관련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며 "성과가 이제 막 나온 만큼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