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팹, 당장 구조조정할 수준 아니라 판단”
LCD진영 TV가격인하에 대한 걱정도 일축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와의 가격경쟁에 대해 “고양이가 커진다고 호랑이가 되진 않는다”며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주지역에서 QLED TV의 할인 폭을 높이고 있어 올레드 TV 진영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분기 실적이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이기 때문에 이날 LG디스플레이의 반응이 더 주목받고 있다.
23일 LG디스플레이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북미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1~5월 판매증가율이 약 30%”라며 “예상하고 계획해왔던 수치에 근접한 수치로 QLED TV를 포함한 LCD TV의 가격 급락이 진행돼도 올레드 TV (수익)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자사는 하이엔드 TV 시장에서 올레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제품을 확대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임원은 속담 하나를 인용하겠다며 삼성 QLED TV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이 임원은 “‘고양이가 커진다고 호랑이가 되진 않는다’. 저흰 저희 나름의 길을 갈 것이고 내년 올레드 TV 700만대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 가격 수준이나 향후 전망도 자사의 예상범위 안에 있어 (자사가) 잘 대처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실적공시에서 2분기 영업손실 3687억원, 매출액 5조3534억원을 공시했다.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함과 동시에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5조6112억원)보다 5% 줄었다. 당초 2분기 영업손실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약 2846억원이었다. 이날 발표된 영업손실액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제품별 매출비중은 △TV용 패널 41% △노트북 및 태블릿용 패널 22% △모바일용 패널 19% △모니터용 패널 18%다.
◆ “LCD 올드 팹 구조조정은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될 때”
LG디스플레이는 이날 LCD 올드 팹 구조조정에 대해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될 때 본격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전무)는 “사업하는 관점에서 유일한 기준은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라며 “지금까지 본격적으로 LCD 올드 팹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현금흐름이 극적인 조정이 필요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팹의 운영방식이 다른 팹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됐을 때 전반적인 팹 운영방안을 감안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전무는 이날 “LCD 8.5세대 패널은 설비를 유휴상태로 하루에서 이틀 정도 놔두는 형태의 가동률 조정은 이미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정도 수준에서 LCD 가격하락, 경쟁격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의사결정 내용은 단순한 가동 조정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라인 운영을 계속 해야 하는지 여부를 옵션으로 두고 검토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는 LGD에 의미있는 시기..올레드 주도권 공고히 할 것”
서 전무는 “하반기 올레드 출하량은 이번 상반기 대비 30%,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는 3년간의 대규모 투자 결과가 가시화되는 의미있는 시기임을 강조했다. 특히 투명 올레드가 자사의 차별화된 라인업에 추가됐다는 점과 모바일용 플라스틱 올레드 양산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근거로 들었다. 하반기 오토향 플라스틱 올레드 제품이 첫 출시될 예정으로 모바일에 집중된 팹이 하이엔드 올레드로 확대되는 첫 시기라는 점도 강조했다.
서 전무는 “대형부터 소형 올레드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서 비즈니스의 구조적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며 “어제 이사회에서 결정한 10세대 올레드 공장의 증착라인 투자도 이러한 기조 아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페이퍼, 투명 올레드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다양한 차별화 전략으로 올레드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선 당장은 큰 영향이 없지만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서 전무는 “최근 이슈되고 있는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 현재까지는 크게 이슈되는 상황이 아니지만 단기적으로는 만전을 기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원재료 수입 업체 다각화로 대응이 가능토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규제대상 확대 가능성은 있겠지만 추이 예측이 어려워 단정적으로 대응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