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서로 브렉시트 비난…英 “EU 대화의지 없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영국의 합의 없는 탈퇴를 의미하는 ‘노 딜 브렉시트’ 압박에도 불구하고 합의안을 변경해달라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없어 교착 상황은 장기화할 전망이라고 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존슨 총리가 아일랜드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을 폐지해야 (노딜 브렉시트를 모면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유럽은 재협상 의지 자체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반(反)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위자가 국회의사당 밖에서 EU기와 영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사진= 로이터 뉴스핌] |
백스톱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강화(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해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EU 정상들이 마련한 일종의 국경 안전장치다.
한 EU 관계자는 “영국과 (사안별) 미니딜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질서 있는 탈퇴를 원하지만, 백스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체없이 10월 31일에 탈퇴를 강행할 것이라며 노딜 브렉시트 불사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FT는 이달 말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존슨 총리와 EU 지도부 간 회동이 있을 예정으로, 이때가 브렉시트 협상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양측의 평행선을 두고 영국은 EU가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영국 정부의 '노 딜' 브렉시트 준비를 총괄하는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EU가 물러설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EU가 영국과의 협상을 거부하는 모습이어서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 영국 관계자도 “우리 쪽에서는 합의를 위한 협상에 진정한 관심이 있지만, EU 지도부가 열린 자세로 대화에 나설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EU의 한 고위 외교당국자는 지난 5일 브뤼셀에서 가진 EU와 영국 간 고위급 회동을 가리키며 "영국이 다른 계획이 없는 게 분명하더라"면서 "협상(재협상)을 하려면 어떤 방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전혀 협상 의도가 안 보였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