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전에는 화려한 역할을 많이 했죠. 근데 이번엔 아니었어요. 그래서 연기할 때 더 편했어요.”
배우 한보름이 최근 종영한 MBN ‘레벨업’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이전 작품에서는 에어로빅 강사, 화가, 아이돌 가수, 주인공의 첫사랑 등 화려하고 센 이미지를 주로 맡았던 그. ‘레벨업’에서는 가장 평범한 게임회사 조이버스터 기획팀장 신연화를 맡아 편한 연기를 맘껏 보여줬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한보름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20 pangbin@newspim.com |
“그동안 정말 화려하고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해왔어요. 이번에 연기한 연화는 평범한 직장 여성이에요. 그래서 더 끌렸죠. 드라마 자체도 로코라서 로맨스도, 코미디도 할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제 안에 있는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거든요. 제 실제 모습과 조금은 닮아서, 이전처럼 화려하고 예쁜 역할은 아니라서 연기할 때 더 편했어요(웃음).”
한보름은 지난 2011년 KBS 2TV ‘드림하이’로 데뷔했다. 배우로서 연차는 꽤 쌓였지만 ‘레벨업’이 그의 첫 주연작이다. 9년차에 만난 첫 주연은 한보름에게 꽤나 큰 압박과 부담으로 다가왔다.
“부담이라면 부담이고, 압박도 있었고, 걱정도 컸죠. 주연으로서 잘 해내야 하고 모두를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때마다 감독님, 성훈 배우가 많이 도와줬어요. 사실 18세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서 데뷔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좌절도 했고, 그 시절이 불행하다고 느꼈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연습생 시간이 굉장히 좋은 발판이 된 것 같아요. 그 시간을 견뎌서 지금의 다양성을 보여드린 것 같아요. 만족스럽죠.”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한보름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20 pangbin@newspim.com |
주연을 맡은 작품에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 건 시청률이었다. 이번 작품은 1.3%(이하 닐슨, 전국기준)으로 시작해 0.5%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부도가 난 게임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렸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제대로 통하지는 않았다.
“시청률이 아쉬우면 아쉽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저한테는 첫 주연작이고 감독님은 입봉작이었어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너무 행복하게 찍었죠. ‘작품 제목처럼 우리가 뭐 하나는 레벨업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시청률을 떠나 동료 배우, 스태프들과 보낸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시청자에게 새로운 부분을 보여드릴 수 있어 만족해요. 모두에게 하나씩은 충족된 것 같아서 기쁘죠(웃음).”
사실 한보름이 ‘레벨업’을 촬영하며 가장 아쉬웠던 건 시청률이 아닌 ‘로맨스’였다. 로코 장르임에도 상대 배우 성훈과 로맨스가 뒤늦게 이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한보름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20 pangbin@newspim.com |
“사실 연화랑 단테(성훈)가 이뤄지지 않길 바랐어요. 그래야 더 재밌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로코보다는 오피스 드라마에 중점이 맞춰지면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단테랑 이뤄질 거라곤 생각 못했거든요(웃음). 정말 막바지에서 이뤄졌는데, 이렇게 될 거면 진즉 이뤄져서 조금 더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끝에 잠깐 이뤄져서 아쉬워요. 그렇죠, 아쉽죠? 하하.”
짧지 않은 연기경력에 주로 고정된 이미지를 선보여 아쉬웠다는 한보름. 연화를 만나 오랜 갈증을 푼 만큼 앞으로는 더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려 한다며 웃었다.
“제가 이번에 게임에 대한 연기를 하는데 용어들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공부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러다 문득 의사나 변호사 역할을 하는 분들은 얼마나 많이 공부하는지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쯤은 전문직을 연기하고 싶어요. 액션도 마찬가지고요. 잘 날아다닐 수 있는데 말이죠. 하하. 연기하는데 있어서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하고 싶고요.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제 모습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웃음)”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