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글로벌 가치사슬 측면에서 日수출규제 분석
“교역의존도 높은 韓, 글로벌 가치사슬서 어떤 역할할지 고민해야”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일본의 소재·부품 분야 수출규제를 계기로 글로벌 가치사슬 안에서 각각의 주요 사업뿐 아니라 주력 산업의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육성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글로벌 교역상황이 점점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흐르고 있어서다.
이를 위해 중소·중견기업의 혁신 투자를 유인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26일 산업연구원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 별관에서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한국 소재·부품산업의 대응’ 정책세미나를 주최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는 현실과 그 안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응방식에 대해 다뤘다.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한국 소재·부품산업의 대응’ 정책세미나에서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이 주제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나은경 기자] |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은 ‘글로벌 분업구조 아래 한국산업,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20여분간 발표를 이어갔다. 조 연구본부장은 “유럽연합(EU) 역내 수출이 많은 네덜란드와 독일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수입·수출 의존적인 구조를 가진 나라이고 점점 더 소비재보다 자본재나 중간재에 집중하는 교역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선 글로벌 가치사슬에 밀접하게 연계될 수밖에 없는데 최근 각국 산업정책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위축시키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문제상황을 지적했다.
이어 조 연구본부장은 “한국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초격차 전략으로 해당사업을 육성할 뿐 아니라 그 사업이 포함되는 산업생태계 전반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생태계 전반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6월 내놓은 ‘2019년 모노즈쿠리 백서’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60% 이상인 일본 제품은 총 270개다. 이중 소재·부품이 212개로 78.5%에 달한다.
조 연구본부장은 ”일본 산업구조는 품목 하나하나의 세계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개별품목으로 보면 중소·중견기업이 투자해야 하는데 일정수준 이상의 기술이 요구돼 실력문제 때문에 시장 진입에 따른 리스크가 커 쉽게 다른 기업이나 국가가 진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실장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강소전문기업이 창출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이 혁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리스크를 보완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국산장비 활용 기반 구축사업 확대 등 초기 판로를 확보하고, R&D 과제를 배분·평가하는 방식에 있어 혁신에 들어가는 민간 투자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수단이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