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국내와 해외 등 2단계로 나누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당 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아람코가 올해 하반기에 사우디증권거래소에 일부를 상장한 뒤, 오는 2020년 혹은 2021년에 국제 공모에 나서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두 번째 IPO가 이루어질 글로벌 거래 장소로는 일본 도쿄(東京)가 유력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영국 런던과 홍콩 증권거래소로의 상장도 검토됐다. 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홍콩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등으로 정치적 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두 시장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 역시 상장 시장 후보군에 올랐다. WSJ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뉴욕 증시에 아람코를 상장하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알 팔리 아람코 회장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고 전했다.
칼리드 알 팔리 회장은 미국에서 테러리즘과 연관된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뉴욕 증시 상장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미 의회에서 통과된 '테러지원국에 맞서는 정의 법(JASTA)'에 따라 테러 희생자 가족들은 해외 국가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관계자들은 아직 IPO 시기와 장소를 비롯해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모든 선택지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계자들은 도쿄증권거래소로의 상장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모하메드 왕세자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2조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은행업계에서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1조2000억~1조50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에 위치한 아람코의 석유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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