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무역 난타전에 한풀 꺾인 성장률을 부양하기 위해 중국이 소위 ‘밤 경제’ 활성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소매업부터 병원까지 야간 연장 업무를 통해 소비를 중심으로 실물경기를 살린다는 복안이다. 쇼핑몰과 관관업계, 외식업계와 각종 병원까지 속속 참여, 중국 주요 도시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고 20일 CNBC가 보도했다.
베이징의 화려한 야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정부의 강력한 권고에 따라 야간 영업을 연장하는 소매업체와 음식점이 급증하고 있고, 병원 역시 야간 진료에 본격 나서고 있다.
관광 업계도 밤 시간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적극 발굴하고 있고, 주요 도시는 라이트 쇼를 포함한 각종 이벤트를 기획해 보조를 맞추는 움직임이다.
경제 활동을 연장해 민간 소비를 확대, 무역전쟁 충격에 휘청거리는 실물경기를 살린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해법이다.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6.2%까지 후퇴하며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최근 리커창 총리는 중국이 6% 성장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은 상황.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무역 마찰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고, 최근 1% 전망까지 등장했다.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민간 소비 중심의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중국 정부는 지출을 이끌어내기 위해 20가지 방안을 마련했고, 이 가운데 하나가 야간 경제의 활성화다.
도시 중심가의 쇼핑몰은 단순히 영업 시간을 연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라이브 밴드 공연을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JLL 차이나의 엘런 웨이 소매 부문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서비스 확충으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매출이 상당폭 늘어났다”고 전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주요 도시의 병원 역시 평일 야간 진료로 수입을 늘리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야간에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칭다오를 포함한 관광 도시에서는 LED 라이트 쇼와 다양한 시티 투어 서비스로 국내외 관광객들을 공략, 쏠쏠한 효과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길거리 음식점과 소매업계, 운송업계도 반사이익을 맛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회의적인 의견도 없지 않다. 민간 소비와 경제 성장을 압박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관세 충격이고, 중국 정부의 해법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7.5%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7.9%에 못 미치는 동시에 17년 6개월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한편 미국과 중국 정책자들이 19일부터 워싱턴에서 실무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수입 관세를 부과한 250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 가운데 400여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내년 8~9월까지 면제하기로 하는 등 진전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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