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일본

속보

더보기

日정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 예술제 지원 끊어…"표현의 자유 위축" 비판

기사입력 : 2019년09월27일 17:23

최종수정 : 2019년09월27일 17:23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국제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교부하기로 한 지원금을 철회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올해 행사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던 예술제다. 

일본 문화청은 '절차 상의 문제'가 지원금 철회의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선 전시 내용에 대한 검열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본 최대규모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전날 일본 문화청은 26일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교부하기로 했던 7800만엔(약 8억6936만원)을 교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원금 교부 신청 과정에서 '운영을 위협하는 사태'에 대한 정보가 누락됐기 때문에, 절차 문제로 교부를 철회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문화청 담당자에 따르면 평화의 소녀상 등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에 대해 문화청이 파악한 건 개막 전날인 7월 31일이었다. 이 역시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안 것이지,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의 설명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해당 전시로 인해 문화청에서는 개막식 내빈으로 예정됐던 과장급 직원의 참석을 급히 보류하는 등 혼란이 있었다. 이후 문화청은 소녀상 등의 전시가 중단된 8월 4일에야 상세한 내용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는 전시내용에 항의하는 전화와 팩스 등으로 인해 3일 만에 중단됐다. 항의 중에는 테러를 시사하는 협박도 포함됐다.

한 문화청 관계자는 "심사항목에 안전성 보고는 명기돼 있지 않지만 우려할만한 일이나 대응은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신고할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절차상 이유가 철회의 이유"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이 같은 이유로 불교부하는 전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례적"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 인사들은 문화청의 결정에 대해 검열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결정은 보조금 신청 절차에 관해 부적당한 행위가 인정됐기 때문"이라며 "문화청은 관련법령과 교부요강 등에 따라 적절하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표현의 자유에 저촉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조달되는 보조금 취급 문제"라며 "문화청이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적절하게 대응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도 이날 회견에서 "적정한 룰에 따라 신청해 채택된 경우에는 응원하겠다는 게 기본 자세"라며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안타깝지만 보조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전시의 내용에 대해서는 결코 관여하지 않는다"고해 검열 논란에 선을 그었다.

제 4차 아베 재개조 내각서 새로 기용된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日야권·전문가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

야권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공산당 서기국장은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명백한 검열"이라며 "뒤에서 보조금 교부를 각하하는 방식이 통용된다면 주최자는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의 한 간부도 "문화청의 독단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며 "총리 관저의 생각이거나, 손타쿠(忖度·촌탁)가 아니라면 이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손타쿠는 구체적인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정책으로 당선된 야마다 타로(山田太郎)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런 일은 있어선 안된다" 주장했다.

다른 자민당 의원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이외의 전시 비용도 전부 불교부된 것을 문제삼았다. 그는 "사업 자체의 유용성은 인정해 감액을 해야했다"며 "이런 식의 절충안을 모색하지 않는 게 지금 정권답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토 야스오(伊藤裕夫) 일본 문화정책학회 고문은 "한번 교부하기로 한 보조금을 이런 형태로 철회하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모리 도오루(毛利透) 교토대학교 교수는 "위험이 발생할 정도로 불법적인 협박이 올 거라는 걸 보조금 신청 단계에서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다"며 "다른 기획에는 요구하지 않는 일을 과다하게 요구하는 부당한 차별은 해선 안된다는 평등 관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대응이 표현의 자유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3년에 아이치 트리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았던 이가라시 다로(五十嵐太郎) 도호쿠대 교수는 "운영을 방해한 건 전화로 협박행위를 했던 사람들"이라며 "그 결과 전시를 중단해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면 이중으로 나쁜 선례가 된다"고 했다. 

문화사업은 독립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 공공기관이나 민간단체의 보조금을 전망하고 운영하는게 현실이다. 이가라시 교수는 "행사 전체의 일부분의 문제라고 해도 전액 철회가 되는 경우는 무섭다"며 "앞으로 문화기획을 할 때 이를 억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요다이도 사토시(横大道聡) 게이오대 교수는 "절차상의 문제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표현의 내용에 대한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요다이도 교수는 "소동이 일어날 것 같은 작품이 있다고 사전에 밝히지 않으면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고, 만약 사전에 밝힌다고 해도 그 작품이 있다면 '사업의 지속성이 없다'며 보조금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압력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는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위축될 지 계산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요다이도 교수는 "물의를 일으킬지 모르는 이벤트는 삼가게 될 것이고 다양한 표현을 접할 기회가 줄어든다"며 "결과적으로 사회가 누릴 수 있었던 표현의 자유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