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약 7개월 만에 이루어진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교섭이 또 다시 결렬로 끝이 났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환대사는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빈손으로 나왔다”고 비난하며, 일방적으로 연말까지 기한을 정해 놓고 미국 측에 좀 더 숙고할 것을 요구했다.
7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은 대화가 파국을 맞을 위기를 연출하는 한편,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며 “완화적 자세를 보이는 미국에 한층 더 양보할 것을 압박하는 외교 전술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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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나 8시간 반에 걸쳐 실무 협상을 진행했다.
김 순환대사는 협상 직후인 이날 오후 6시30분께 스톡홀름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해내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했다.
나아가 북한 외무성은 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은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조미(북미) 관계를 악용하려 하고 있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어 미국이 동의했다는 2주 후 협의 재개에 대해서도 부정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 불가역적으로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미국과) 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은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북한 정세에 정통한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 측이 미리 ‘결렬 시나리오’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쏘아올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자료사진.[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내년 재선을 목표로 북미 간 대화를 외교 성과로 내세우고자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이 협상에서 강공책을 내세웠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만 계속하고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에 드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은 하지 않는 것을 북미 대화의 성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일 발사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은 이러한 트럼트 대통령의 의중을 노린 북한의 위협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북한이 고집하는 것은 ‘단계적 비핵화’ 프로세스이다. 비핵화 조치의 대가로 미국이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카드를 한 장씩 꺼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와 완전한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크다.
북측 대표인 김 순환대사도 성명에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이 의심할 여지없이 제거될 때에 가능하다”며 높은 협상 조건을 제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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