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민주주의 위협받는데도 '나몰라라' 싸움 붙여”
“‘지혜 모아 달라’할 때 아닌 대통령이 판단할 때”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정치가 거리로 나오면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데도 나몰라라 싸움을 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민 앞에 겸손하지 않은 권력은 망하게 돼 있다”며 “적반하장, 책임전가 그만하고 결자해지(結者解之‧매듭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5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2019.05.16 kilroy023@newspim.com |
이 원내수석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정운영의 총 책임자인 대통령 입에서 어떻게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수석은 “국민들이 지금 조국 법무부 장관 문제를 놓고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뉘어 한쪽은 조국퇴진, 다른 한쪽은 검찰개혁을 외치며 매주 대규모 장외집회를 벌이고 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국론분열이 아니라고 한다. 국민들의 직접적인 의사표시는 직접민주주의 긍정적 측면이 있으니 나와서 목소리를 내준 모든 국민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덧붙였다”고 했다.
이 원내수석은 이어 “이를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국민들은 계속 광화문과 서초동에 나와 조국퇴진, 검찰개혁 외쳐라. 그러면 대통령이 감사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여야 극한대치로 국론이 분열됐고 정치가 거리로 나오면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데도 나몰라라 싸움을 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수석은 또 “문 대통령은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기도 했다”면서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할 수 있게 지혜를 모아 달라’, ‘정치권에서 국정과 민생현안을, 국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검경 수사권조정 등 중점법안을 신속히 처리해달라’라고 했다.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 본인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없고 온통 요구뿐”이라고 꼬집었다.
이 원내수석은 그러면서 “이는 선동정치이며 국민을 뒤흔들면 반드시 국가 위기가 뒤따르게 된다”며 “지금은 남들에게 지혜를 모아 달라고 할 때가 아니라 대통령이 지혜롭게 판단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적반하장, 책임전가 그만하고 결자해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진보·보수진영 간 갈등으로 번진 조국 법무장관 문제와 관련, "최근 표출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의정치가 충분히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 때 국민들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치적 의견의 차이나 활발한 토론 차원을 넘어서서 깊은 대립의 골로 빠져들거나 모든 정치가 거기에 매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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