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1개라도 먼저 내놓아야, 북미 지도자 입장차 크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미국에 초청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비핵화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는 김 위원장을 움직일 사람은 여동생뿐이라는 설명이다.
베넷 연구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핵전력의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어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비핵화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뒤에서 반대로 움직였고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 허고운 기자]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15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핵전력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탄두를 30~60개로 추정하며, 미국은 이중 1개라도 선제적으로 내놓아야 비핵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기간 일부 핵실험장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폭파했으나 핵탄두가 그대로 있는 한 제대로 된 비핵화 조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베넷 연구원은 본인 마음대로 국가 중요 결정을 할 수 있는 김 위원장이 민주주의 사회인 미국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합의를 해줄 수 없고 해준다고 해도 미국 민주당과 언론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북미 지도자의 입장 차이가 얼마나 큰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북미 최고지도자 혈육 간의 만남을 제안했다. 베넷 연구원은 “김여정 부부장을 미국으로 초대해 이방카 트럼프가 맞이하고 미국 곳곳을 보여줘 미국이 어떤 사회인지 직접 보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고등학교로 데려가 세계지도를 보면서 학생들에게 한국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고 북한을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유일한 사람은 김 부부장”이라고 강조했다.
베넷 연구원은 또 북한으로 들어가는 외부 정보를 늘리는 방법도 북한 정권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북한 사람이 (비핵화가 되면) 누릴 수 있는 삶들, 김 위원장이 얼마나 사치를 부리는지 알 수 있게 드라마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미군 전술핵 반입과 자체 핵무장 모두 크게 반대할 가능성이 높으며 핵이 배치될 경우에도 북한의 제1 공격 목표가 되는 위험이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 국민들은 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할 때도 굉장한 시위를 했다”며 “미군의 핵잠수함 하나를 한반도에 전담 배치해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