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다음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올들어 세 번째 금리인하 여부와 함께 통화완화 사이클 종료를 암시하는 성명서 문구 수정 가능성이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향후 통화 정책 기조를 놓고 9월 회의에서 격전을 벌였던 정책자들이 세 차례의 금리인하로 이른바 '중기 조정(mid0cycle adjustment)'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6월 이후 성명서의 핵심으로 제시된 '경기 확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문구가 이달 삭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채권 트레이더들은 미중 무역 협상 진전에도 다음주 추가 금리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후 통화완화 기대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미 국채 선물은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자들이 1.75~2.00%인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3%로 점치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 종료 후 세 번째 금리인하를 확실시하는 상황. 반면 12월 인하 가능성은 30%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중국이 이른바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고,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문에 공식 서명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진정될 전망이지만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 지표가 하강 기류를 타고 있어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판단이다.
또 일반적으로 연준의 '중기 조정'의 폭이 75bp의 금리인하라는 점 역시 시장 전문가들이 다음주 기준금리가 1.50~1.75%로 조정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는 배경이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액션 이코노믹스의 킴 루퍼트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심각하게 훼손되지는 않았고, 미중 무역 전면전과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굵직한 리스크 요인이 일정 부분 완화됐다"며 "트레이더들은 다음주 금리인하 가능성을 적극 반영하고 있지만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표정"이라고 전했다.
기준금리 조정과 함께 월가가 시선을 집중하는 부분은 성명서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제시될 향후 정책 기조 관련 힌트다.
이와 관련,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정책자들이 이번 회의 성명서에서 '경기 확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가 삭제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해당 문구는 지난 6월부터 성명서의 하이라이트로 제시, 투자자들 사이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미로 통했다.
골드만 삭스는 이 문구가 성명서에서 빠지거나 앞으로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을 제한하는 의미의 다른 문구로 교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간 소비가 '강하다'는 정책자들의 평가가 한 단계 낮은 수위의 문구로 교체될 수 있다고 골드만 삭스는 내다봤다.
월가는 통화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변수들이 엇갈린다는 점에서 다음주 FOMC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트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드류 매튜스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통화정책 측면에서 흥미로운 시점"이라며 "무역 마찰과 브렉시트를 포함한 악재가 한풀 꺾이는 동시에 제조업부터 소매 섹터까지 경기 둔화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추가 금리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동결 가능성도 30%에 이른다고 판단했다.
그랜트 손톤의 다이엔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동에서 정책자들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며 "동결 가능성이 시장의 예상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