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야당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승리를 확정지었다. 4년 만에 아르헨티나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설 전망이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도 좌파 연합 '모두의 전선' 소속인 페르난데스 후보는 개표가 96% 완료된 가운데 47.8%의 득표율을 얻어 중도 우파 연합 '변화를 위해 함께' 후보로 나선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의 득표율 40.7%을 약 7%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에 따라 페르난데스 후보는 당선 조건인 '득표율 45% 이상'을 달성,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번 선거는 지난 8월 예비선거에 이은 것으로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되려면 최소 45%를 득표하거나, 득표율 40%를 확보하고 경쟁자를 10%포인트 이상으로 따돌려야 한다.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중도 좌파 연합 '모두의 전선'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페르난데스 후보는 이날 밤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패배를 인정하고 28일 페르난데스 후보를 대통령궁으로 초대해 정권 인계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오는 12월 10일(4년 임기) 새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좌파로 정권이 교체된다. 부통령으로 출마한 급진 좌파 성향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7~2015년)도 4년 만에 대통령궁으로 돌아온다.
지난 30년 가운데 6년을 제외하고 남미 3대 경제 대국인 아르헨티나를 지배해 온 페론주의 정권이 다시 들어서게 되는 셈이라고 FT는 전했다.
아르헨티나식 대규모 포퓰리즘을 의미하는 페론주의는 1940년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국가사회주의 정치 이념으로 경제적으로 임금인상과 복지확대 등을 표방한다.
페르난데스 측은 최저임금 및 정부 보조금 인상 등 재정규율이 느슨한 대중 영합적인 공약들을 내걸고 저소득층과 노동자 등 현 정부에 등 돌린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아래에서 긴축정책을 시행한 마크리 대통령을 비판, IMF에 지고 있는 채무 상환 기한을 연장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는 아르헨티나 경제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치러졌다. 마크리 대통령은 경제개혁 노선을 계속 밟겠다고 호소했으나 페소화 가치 하락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재정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은 약 55%에 달했고 실업률은 10.6%로 마크리 정부 출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2.6% 감소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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