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르헨티나에 4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는 소식에 2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달러화 표기 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이른바 '페론주의'가 부활하면서 아르헨티나발 디폴트가 남미로부터 확산되며 글로벌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우)와 그의 러닝메이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17일(현지시간) 산타로사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 참석했다. 2019.10.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은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 데이터를 인용해 2028년 만기물 달러화 표기 채권 가격이 39.33센트로 1.3센트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7일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좌파 연합 '모두의 전선' 소속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중도 우파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30년 가운데 6년을 제외하고 남미 3대 경제 대국인 아르헨티나를 줄곧 지배해 온 페론주의 정권이 다시 들어서게 됐다. 부통령으로 출마한 급진 좌파 성향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7~2015년)도 4년 만에 대통령궁으로 돌아온다.
아르헨티나식 대규모 포퓰리즘을 의미하는 페론주의는 1946년 집권한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과 부인 에바 두아르테가 국가사회주의 정치 이념을 표방하며 10년 간 펼친 임금인상과 복지확대 등 대규모 무상 복지를 뜻한다.
당초 오랫동안 집권해 온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바뀌게 된 이유가 경제 위기였으나 우파 정권의 친(親)시장 정책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아르헨티나 경제는 한층 악화됐다.
이에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에 의존하고 있지만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에 채무 조정을 요청하고 있으나 아르헨티나의 정책적 노력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는 IMF는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0월 IMF와의 560억달러(약 65조56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에 합의했고 이 중 440억달러가 지급됐다. 그럼에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채무 상환 연기와 함께 추가 구제금융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IMF는 추가 지원을 위해서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부채 감축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좌파 정권이 부활하자 국가 부도(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IMF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외환 통제를 부활시키지 않겠다며 금융시장의 우려를 달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너스 경제성장과 살인적인 물가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 경제를 회생할 가능성은 요원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IMF는 이 달 페르난데스 당선자에게 "아르헨티나 채권 투자자들은 가파른 손실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남성이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위치한 금융가의 환율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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