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기간제 근로자 최대 50만명 추가 포착"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143.6만원 역대최대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가 748만1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단순 비교하면 1년 사이에 비정규직 근로자는 86만7000명 늘었다. 지난해와 달라진 조사 방법 등 통계적 착시효과를 고려해도 비정규직 근로자는 36만7000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앞세운 문재인 정부로서는 뼈아픈 통계가 나온 셈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74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근로 기간을 미리 정했거나 계약 기간을 갱신할 수 있는 한시적 근로자는 478만5000명이다. 한시적 근로자 중 기간제 근로자와 비기간제 근로자는 각각 379만9000명, 98만5000명이다.
주 근로시간이 36시간 밑도는 시간제 근로자는 315만6000명이다. 하루 단기 근로를 포함한 비전형 근로자는 204만5000명이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6.4%다. 나머지 63.5%는 정규직 근로자다. 지난 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는 1307만8000명이다.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자료=통계청] |
통계청은 이번 조사에서 이례적으로 전년대비 증감 수치를 안 적었다. 조사 방법 강화로 통계상 시계열 단절이 발생했으므로 지난해와 비교하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국제노동기구(ILO)의 근로 기간 기준 강화에 맞춰 통계청은 '고용 예상 기간'이라는 질문을 올해 추가했다. 이 같은 조사 방법 강화로 새로 포착한 기간제 근로자는 35만~50만명에 달한다고 통계청은 부연했다.
통계청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 1년 사이에 최소 36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와 올해 통계를 비교했을 때 늘어난 비정규직 근로자는 86만7000만명(661만4000명→748만1000명)으로 통계청이 새로 포착한 기간제 근로자(최대 50만명)를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정부의 노인 일자리 확대 정책이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세부적으로 보면 △한시적 근로자가 478만5000명(23.3%) △60세 이상이 193만8000명(25.9%)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97만8000명(13.1%) 등이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최근 고용동향 변화를 보면 60대 이상 근로자 증가 비율이 높다"며 "(60대 이상 근로자는) 고용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근로자일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자료=통계청] |
또 다른 문제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143만6000원으로 2004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비정규직 임금이 8만5000원 늘 때 정규직 임금은 15만6000원 늘었던 탓이다. 비정규직 월 급여(6~8월 평균)는 172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월 급여는 316만6000원으로 5.2% 늘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수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비율로 상승해도 금액 차이는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정규직 근로자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0.8시간으로 전년동월대비 0.4시간 줄었다. 현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2년 5개월로 1년 사이에 2개월 감소했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37.9%로 전년동월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건강보험 가입률은 48%로 전년동월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또 고용보험 가입률은 44.9%로 전년동월대비 1.3포인트 올랐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