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운행중지...시민들 불편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1년6개월가량 소요될 듯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에스컬레이터가 1년 가까이 멈춘 채 방치돼 있다. 올해 하반기 신규 설치·교체 공사가 완료돼 정상 운행될 예정이었으나, 11월을 앞둔 현재까지도 완공은커녕 착공도 안돼 시민들의 불편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
31일 동대문구청,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외대앞역 2·3·4번 출구와 1·5·6번 출구 방향에 설치된 각 두 대씩 총 네 대의 에스컬레이터 운행이 지난해 11월부터 중지된 상태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30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1호선 외대앞역에서 시민들이 계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10.30 iamkym@newspim.com |
당초 구청은 2016년 자체 예산 7억여원을 편성해 에스컬레이터 교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2008년 설치돼 10년 가까이 사용된 에스컬레이터가 노후화돼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국비가 투입돼 외대앞역 전체 환경개선 사업이 추진되며 구청의 공사 계획은 백지화됐다. 결국 구청과 공단은 지난해 11월 사업 협약을 맺었고, 에스컬레이터도 운행이 중지됐다. 구청과 공단은 역 곳곳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올해 하반기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1년이 걸린다던 공사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실정이다. 구청과 공단이 협약 당시 세운 초기 계획이 주민 의견 수렴 과정에서 무산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설계안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공사가 늦어지자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대학생 윤규민(30) 씨는 "금방 공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시작도 안해서 항상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언제쯤 정상 운행한다는 것인지 알려주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불편도 크다. 전모(74) 씨는 "원래 엘리베이터를 타지만 어쩔 수 없이 계단을 이용해야 할 때가 많다"며 "우리 같은 노인들 생각해서라도 에스컬레이터를 빨리 정상 운행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외대앞역 관계자는 "일주일에 1~2건씩 꾸준히 들어오는 불편 민원을 구청에 전달하고 있지만 자세한 사업 진행 상황은 우리도 잘 모른다"며 "엘리베이터가 장애를 일으킬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민원이 더 들어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구청과 공단은 지난 7월과 이번달 주민설명회를 거쳐 의견이 모아진 새 계획안을 토대로 올해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다만 열차가 다니지 않는 새벽시간대만 작업이 가능해 완공까지는 1년 6개월가량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구청 관계자는 "역 관리와 공사 주체가 다 다르고 부족한 공사 공간, 주민 요구사항 등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부득이하게 사업이 늦어졌다"며 "최종 계획이 확정 되는대로 현수막 등을 조속히 교체해 이용객들에게 알리고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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