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후 선진국 채권 가격 하락
2020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금리 매력 확대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4분기 들어 주요국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투자가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량 신흥국 채권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3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8월 1.08%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뒤 12일 1.51%까지 반등(가격하락)했다. 미국, 독일 등 주요국 채권금리도 9월부터 오름세다.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 등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확대된 영향이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이에 3분기까지 초호황을 누렸던 채권투자가 반전을 겪으면서 증권사 등 채권딜러들도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일부 증권사 채권운용부서는 상반기에 이미 연간 목표를 달성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는데 최근엔 손실 방어에 치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대로 신흥국 채권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은 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일정부분 줄어들면서 약세를 보이던 중위험·중수익 채권의 투자매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달 초 중국이 15년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유로화표시 국채 발행에선 40억유로(약 5조1490억원) 모집에 200억유로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주요 유럽 국채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중국이 제시한 7년물 0.197%, 20년물 1.078% 금리가 충분히 매력적이란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은 우량 등급 위주의 신흥국 달러표시 회사채 투자를 권고한다.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하이일드 채권은 위험하지만 한국계 외화채권(KP물), 중국 국영기업 채권, 중동 투자등급 채권은 부도율이 낮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달러표시 채권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채권 대비 신흥국 달러표시 채권 스프레드가 올해 초 170bp(1bp=0.01%포인트)에서 최근 200bp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신흥국 달러표시 채권 금리는 미국 금리와 연동해 움직이는데, 내년 미국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가격이 오르게 된다"며 "최근 중국 등 신흥국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디레버리징을 완화하면서 신흥국 채권 부도율이 낮아진 점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전세계 및 신흥국 성장률 추이 [자료=미래에셋대우]2019.11.14 bjgchina@newspim.com |
미래에셋대우 역시 신흥국 투자여건이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경제성장률 기준으로 선진국은 올해와 큰 변화가 없겠지만 신흥국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은 성장률 및 물가 안정 측면에서 금리인하를 지속하겠지만, 인도 등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은 국가도 있다"며 "리스크 측면에서 러시아는 내년도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가 모두 흑자를 보이며 안정적인 펀더멘탈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브라질 국채를 대안으로 꼽았다. 올해 최대 이슈였던 연금개혁이 최근 통과된데다, 조세개혁과 민영화 등 친시장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1%내외에 그치겠지만 내년엔 2% 이상으로 오르고 헤알화도 다시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며 "개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면 등급전망 상향 관련 뉴스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해 2월부터 브라질 신용등급을 'BB-'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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