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제외 항공사 모두 영업손실
최성수기에 들이닥친 '日 불매운동' 여파
"아시아나 매각이 항공업계 개편 조짐의 전조"
[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 국내 항공업계의 '곡소리'가 수치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항공사의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다. 영업손실을 낸 곳도 여럿이다. 상반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에 보잉 항공기 결함까지 항공업계의 4분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해 1179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5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3분기는 더욱 암울했다. 제주항공은 174억원, 진에어는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102억원과 195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은 비상장사로 영업익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예측이다.
통상적으로 항공사들은 3분기 영업익이 연내 최고를 기록한다. 7~9월은 여름 휴가 시즌으로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최성수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예외였다. 일본 불매운동, 홍콩 반정부 시위, 중국 항공당국의 일시적 신규 취항·증편 허가 중단 등 악재가 계속됐다. 이후 보잉 B737NG에서 동체균열이 발견됐다.
일부 LCC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B737NG 단일 기종으로 운항해 타격이 더욱 컸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보유 항공기는 모두 B737NG 기종이다. 이스타항공, 진에어 등도 해당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항공업계는 다양한 해결책을 내놨다. 대한항공은 희망휴직을 실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없앴다.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을 발표하고 무급휴직 신청자를 받기 시작했다. 그 외 발권 수수료를 받거나 무료 기내식을 유료로 전환하는 등 부가서비스도 변경했다.
문제는 일본 불매운동, 홍콩 반정부 시위 등의 외부 불안요소는 언제 사라질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진에어 등은 4분기에도 영업환경이 밝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또 B737NG 항공기 중 동체균열이 발견되는 경우 기체의 경우 운항횟수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추가 발견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이같은 분위기에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국내 항공업계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규모, 해외여행객 등 경제지표를 분석해보니 국내 LCC 시장의 다자 경쟁구도는 국내 경제규모에 적정하지만 대형항공사의 경우 1개가 적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아시아나 매각이 항공업계 개편 조짐의 전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dot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