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에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을 제안했다.
최근 움직임은 중국 통신 공룡 업체 화웨이 테크놀로지에 대한 국내외 보이콧을 추진하는 상황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애플 텍사스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품을 보여주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을 통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미국 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나설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애플의 텍사스 오스틴 생산라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일정에 맞춰 10억달러 규모의 공장 신축을 위한 첫 삽을 뜬 애플에 강한 만족감을 드러낸 그는 애플이 5G 인프라 구축을 위한 요건을 갖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애플은 모든 것을 겸비했다"며 "자본과 기술, 비전, 그리고 쿡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가 애플에 5G 인프라 구축을 제안한 것은 화웨이를 견제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국가 안보 위협을 내세우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고, 유럽을 중심으로 동맹국들에게도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업체로 지정했지만 전면적인 거래 제한 조치를 90일씩 세 차례에 걸쳐 보류했다.
소도시와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형 업체의 화웨이 장비 의존도가 절대적이고, 당장 거래를 전면 중단시켰다가는 극심한 시장 혼란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 상무부는 전날 미국 기업들에게 화웨이와 거래를 승인하는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총 290여건의 거래 승인 신청서가 제출된 가운데 이 중 일부를 승인한 것.
다만, 화웨이와 거래가 허용된 장비와 부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상무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화웨이는 실리콘밸리의 IT 업계에 연간 수 십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하는 거대 시장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면적인 거래 차단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에 5G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5G 이동통신은 기존의 4G에 비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50~100배 빠르고, 헬스케어와 자율주행차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접목돼 혁신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로서는 퀄컴이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칩 부문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고, 시스코가 관련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의 이동통신 업체가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중국 화웨이나 ZTE, 스웨덴의 에릭슨, 핀란드의 노키아가 제조하는 장비 및 부품이 필요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5G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 앞장서 동맹국들에게 차세대 이동통신의 보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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