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북한이 위성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북한이 추가 도발행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계·감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험이 진행됐다는 발사장은 과거 북한이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나 미사일 엔진 시험을 진행했던 곳이다. 일본 측은 북한이 언급한 시험이 장거리 탄도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늘리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 [사진=노동신문] |
북한 국방과학원은 전날 평안북도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의 한 간부는 NHK 취재에 응해 "장거리 탄도미사일 사정 거리를 더욱 늘리기 위한 실험일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북한은 미국 측에 연말까지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동시에 대항조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계·감시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는 평소 북한과 관련된 동향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수집과 분석을 하고 있다"며 "미국 등과 긴밀하게 연대하면서 필요한 정보 수집·분석, 경계·감시에 전력을 다해 우리나라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언급하는 건 삼가겠다면서도 "중요한 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핸 북한의 헌신을 포함해 북미 두 정상의 합의가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되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북미 프로세스를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중대 시험'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각국 전문가들의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 연구소 소장은 이날 NHK 취재에서 7~8일 촬영된 동창리 서헤 위성발사장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루이스 소장은 7일 사진에선 차량으로 보이는 존재가 확인됐지만 8일 사진엔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시설 인근 지면 표면이 날아간 듯한 형태라는 점을 언급하며 "엔진 배기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로켓 엔진 실험을 진행한 것 같다"고 밝혔다.
루이스 소장은 지난 5일 해당 발사장을 찍은 위성사진에서 대형 화물 컨테이너로 보이는 물체가 확인됐다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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