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우리들병원 대출 특혜 의혹'을 제기한 사업가 신혜선 씨가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과 금융기관 사이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친문(친 문재인) 세력의 개입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신씨는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들병원이 신한은행과 말을 맞춰 나를 속이고 인감과 인감도장을 받아 자기들 멋대로 대출하고 임의로 이자를 갚는 등 기만 행위를 했다"면서 "은행 측이 무리한 불법행위를 저지르면서까지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미뤄볼 때 어떤 유착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을 처음 폭로한 사업가 신혜선씨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루카511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19.12.11 pangbin@newspim.com |
신씨는 그러면서 "신한은행을 모든 채무인수가 마치 내가 강력하게 요청해서 이뤄진 것처럼 주장하고 다니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상식적으로 내가 건물까지 담보로 제공했는데 이상호 부부 개인의 이자까지 갚아가며 채무를 인수할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신한은행 사문서 위조 사건을 처음 검찰에 고소했을 당시 신한은행 변호인이 김앤장 신현수 변호사였는데, 그는 나중에 문재인 캠프에 들어갔다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했다"며 "나는 이 사건에 문서위조부터 사건 무마까지 김앤장 특히 신현수 변호사가 깊숙하게 개입돼 있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내가 정치인들에게 먼저 접근한 것이 아니라 이 원장 부인 김모 회장을 통해 양정철 민구연구원장과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먼저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우리들병원과 가까우니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먼저 제안했다"며 "그래서 나는 이들에게 할 수 있으면 해봐라라고 얘기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일을 외면했다며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신씨는 "2012년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야인이던 시절 문 대통령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한 적이 있다"며 "국민의 한명으로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문 대통령이 너무나 괘씸하다"고 했다.
다만 신씨는 자신이 제기한 전반적인 의혹을 증명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신씨는 '신한은행이 무슨 이유로 무리한 영업을 했다고 보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들병원 대출 특혜 사건은 나도 매우 궁금한 일"이라며 "기자 여러분이 밝혀 주셔야할 몫이라 생각한다. 부디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신씨는 지난 2009년 이 원장과 부인 김씨와 함께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다. 신씨는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건물을 담보로 내놓고 이 원장 부부와 연대보증으로 신한은행에서 26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 원장은 지난 2012년 우리들병원의 재무상태가 나빠지자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대출받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은행에서 신한은행 대출금을 문제 삼자 이 원장은 신씨와 연대보증관계를 해소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허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동의 없이 이 원장과 신한은행이 공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씨는 결국 신한은행 직원 2명을 사문서위조와 사금융 알선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 직원은 2016년 1월 재판에 넘겨졌으나 사금융알선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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