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확대에 아시아나항공 이어 이스타항공도 매각
티웨이항공 등 LCC 추가 1~2곳 매각 불가피 전망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설(說)'로만 나돌던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국내 항공사들이 올 2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노 재팬(No Japan)' 운동 확산으로 일본 여행객이 급격히 줄자 이스타항공 등 2~3곳의 저비용항공사들이 매물로 나올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특히 내년 3곳의 신규 LCC까지 취항하면 국내에만 총 9개의 LCC가 무한경쟁하는 체제로 바뀌기 때문에 업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현재 이스타항공 다음으로 거론되는 매물은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티웨이항공 등이 꼽힌다.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를 품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정거래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에어서울만 인수하고 에어부산은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촉발된 국내 항공업계 '새판짜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제주항공은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으로, 인수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인수 가격은 695억원.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은 항공사간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양사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 및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며 "이를 통해 국내 항공업계 시장 재편 국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항공업계 [사진=뉴스핌DB] 2019.12.18 tack@newspim.com |
한편, 티웨이항공은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항공업에 관심있는 대기업도 그렇고 제주항공도 과연 이번에 이스타항공만 봤겠느냐, 티웨이항공도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운항중인 6곳의 LCC외에 내년에 추가 운항 예정인 에어프레미어,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등 3곳의 신규 LCC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들 신규 LCC는 운수권과 슬롯(특정 시간대 공항 이용권)이 확보되지 않아 매물로써 가치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다만 진에어를 보유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HDC현대산업개발도 '제 코가 석자'라 추가 인수 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적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업에 매력을 가진 기존 대기업의 신규 '항공업 진출'도 예상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그러나 "내년에 새로 취항하는 신규 LCC들은 그야말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예상되는데 누가 이판에 새로 들어오려 하겠느냐"며 "1970년대 미국에서 규제 완화에 따른 항공사 난립 이후 파산, 부도, 인수합병을 거쳐 시장이 새롭게 재편된 전례를 따라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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