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에서 약 40%를 배당금으로 사용
전체 배당금 중 32%가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주머니로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방송 보안 솔루션 업체 디지캡이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고, 부채까지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배당을 추진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적에 비해 지나친 배당은 시장 내 평가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지캡은 696만8168주에 대해 주당 70원, 총 4억8777만원 규모의 결산배당을 실시한다.
실적 부진으로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온 배당 결정에 시장에선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정된 순이익 규모에 비해 주주배당을 과도하게 하게 되면 기업의 투자 여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 운영을 장기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년 디지캡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
디지캡은 지난해 영업이익 15억원, 순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영업적자 8억5000만원, 순손실 3억4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 적자 확대로 3분기 기준 29억원의 순부채를 갖고 있다. 부채 증가 요인은 올해 하반기 헤드셋 및 이어폰 제조회사 다산일렉트론 인수 때문이다.
아울러 당초 디지캡이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밝힌 공모자금 사용목적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모가는 주당 1만2000원이었으며, 총 70억1335만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디지캡 측은 주주들에게 "차입금 상환 및 연구 개발비에 사용할 계획이다"고 했으나 기업 인수자금으로 썼다.
디지캡 관계자는 "적자가 난 회사도 배당을 하기도 한다. 디지캡은 매년 이익이 발생하는 기업이며, 배당 규모 적정 여부는 회사에서 판단할 문제다"며 "상장 이후 사상 첫 배당인 점을 감안해서 배당 금액을 측정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디지캡은 2018년 9월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방송 보안 솔루션 사업을 전문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케이블TV, IPTV 등 유료방송 시스템용 솔루션인 CAS(수신제한시스템)와 DRM(디지털저작권관리기술) 솔루션을 판매한다.
회사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32.48%에 달하며, 배당금 1억6800만원을 가져가게 된다. 이 중 신용태 창업주가 19.3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약 1억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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