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이후 6년 만…운항 재개 시점은 미정
단둥~신의주 오가던 세관원·운전수들도 격리 조치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 조치의 일환으로 31일부터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국의소리 방송(VOA)은 영국과 인도 외교부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이 에볼라 바이러스 이후 6년 만에 국제 교통편 차단 조치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에어차이나 등의 평양~베이징 노선이 잠정 중단됐다. 고려항공도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과 자국민의 베이징발 평양행 비행기 탑승을 금지했다.
중국 후베이성(省) 우한시(市) 한커우역에서 검역원들이 열검출기로 승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北, '우한 폐렴' 대응 최고수위...평양~베이상 항공노선 무기한 중단, 사실상 중국인 입국 금지조치
북한은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이달 들어 국경 통제를 강화한 바 있다. 그러나 간간이 중국에서 열차와 비행기가 들어왔었고 예약도 가능했는데, 우한 폐렴 확산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자 대응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 소식통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열차 운행중단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사태가 진정돼 바이러스 확산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설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언제 다시 운행을 재개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국경 폐쇄 조치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둥으로 이주한 북한화교 출신 장모 씨는 "북조선 측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짓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무역 소통을 완전히 끊으면 몇 달도 버티기 어려울텐데 북조선 당국이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중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는 나라는 북조선과 몽골 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등 다른 선진국들은 중국인의 입국을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라 첨단 방역대책을 통해 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중국과의 모든 공식적인 소통을 차단한다고 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지만 그에 따른 북조선 주민들의 고통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면에서 통제와 폐쇄를 전문으로 하는 국가답게 무슨 일이 벌어지면 무조건 국경봉쇄라는 수단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단둥·신의주 오가는 세관원·운전수들도 격리조치
한편 북한 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차원에서 신의주 세관원들과 중국 단둥과 신의주 사이를 오가던 화물차 운전수들을 격리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단둥의 무역 소식통은 RFA에 "춘절 명절 보름 전부터 신의주 세관에서 근무했던 세관원들과 화물차로 단둥과 신의주 사이를 오가던 운전수들이 전원 특별 격리조치에 들어갔다"며 "이들의 격리기간은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간이 2주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최소한 3주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조선 당국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은 외국인이든 조선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모두 격리시킨 다음 안전한 것이 확인된 다음에야 평양 등 내륙지방으로 갈수 있게 허가한다"며 "하지만 북조선에서 중국으로 나가는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한 제한을 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