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은 플래그십 'V60 씽큐'…한국은 보급형 프리미엄 'G9 씽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지난해 영업적자 1조…"'투 트랙' 전략 쓰겠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다음달 공개될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V60 씽큐'를 한국에서는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서면서 북미와 유럽에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국내에서는 보급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신재석 LG전자 MC사업본부 팀장은 지난 30일 진행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이 활성화 단계에 접어든 한국 시장에서는 더 많은 고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합리적 가격을 갖춘 5G 제품을 선보여 매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5G 서비스가 시작된 북미와 유럽에서는 이동통신사 가입자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프리미엄 제품의 공격적 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다"며 "프리미엄 사양을 갖춘 V60를 출시해 조기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출시될 LG전자의 스마트폰 제품이 V시리즈보다 한 단계 낮은 'G9 씽큐(가칭)'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 G9 씽큐'(가칭) 렌더링 이미지 [사진=GSM아레나 갈무리] 2020.01.31 nanana@newspim.com |
한국에서 가장 먼저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선보이던 LG전자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누적되는 MC사업본부의 적자 때문이다. 지난해 LG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고 두 차례에 걸쳐 듀얼 스마트폰을 출시했음에도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LG전자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는 1조99억원으로 전년(7782억원)보다도 2000억원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MC사업 턴어라운드를 위한 매출 성장 모멘텀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 팀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보급형 제품은 소비자 관점의 핵심 사양 우위 확보와 함께 제조사 개발생산(ODM)을 적극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고 매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올해 출시될 V60이 지난해 출시된 V50 및 V50S와 큰 차별점이 없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이 아니면 팔기 어렵고 LG전자로서는 한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작 대비 차별화 포인트를 스스로 크게 느끼지 못하거나 추후 좀 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V60 출시는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V50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영국, 호주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V50S과 5G를 지원하지 않는 동일 제품 G8X는 지난해 9월 IFA 2019에서 처음 공개돼 미국, 중남미, 일본, 유럽 등에서 차례로 출시됐다.
한편 LG V60 씽큐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0'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V60 씽큐는 전작인 V50, V50S보다 듀얼스크린을 강화하고 후면 쿼드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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