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원색적 비난 심각
성(姓) 대결로 확산 분위기도
"과학적·객관적 사실만 봐야"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2차·3차 감염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처벌하라", "신상 공개하라"는 도 넘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이 특정 확진자를 향한 마녀사냥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6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모두 23명이다. 지난 5일에만 17번째 확진자(39세 남성, 한국인), 18번째 확진자(42세 여성, 한국인), 19번째 확진자(36세 남성, 한국인), 20번째 확진자(41세 여성, 한국인), 21번째 확진자(59세 여성, 한국인) 등 5명이, 이날에는 22번째 확진자(46세 남성, 한국인), 23번째 확진자(58세 여성, 중국인) 등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중 확인된 2차 감염과 3차 감염만 각긱 4명이다.
[뉴스핌=김아랑 미술기자] |
문제는 일부 확진자가 감염경로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며 2차·3차 감염자를 발생시킨 특정 확진자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질본에 따르면 역학조사 과정에서 3번 확진자의 증상 발현 시간이 지난달 22일 오후 7시에서 오후 1시로 변경되면서 6번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확진자를 향해 "민폐 덩어리", "이 확진자는 왜 신상 안 털리냐", "국내 들어와서 분명 본인도 의심이 들었을 텐데 꾸역꾸역 참고 돌아다니다가 (신종 코로나를) 다 퍼뜨린 것 아니냐"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비난은 성 대결로 옮아갈 조짐도 보인다. 여성 확진자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유출되면서다. 현재 16번 확진자의 이동경로, 주거지, 직장까지 온라인에 노출된 상태다.
6번 확진자의 딸은 감염검사 판정이 나오기도 전에 근무지가 공개되면서 어린이집이 휴원에 돌입하기도 했다. 6번 확진자의 딸은 지난달 31일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를 두고 "남성 확진자의 신상정보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며 "여성 확진자만 신상털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거나, "2차·3차 감염 일으킨 남성 확진자는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 보니 신상털기도 남자들이 하는 게 분명하다"는 글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상황을 보다 객관적·의학적으로 판단해 침착하게 대응하는 시민의식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전보다 신종 코로나 관련 상황이 악화하면서 남녀 성 대결이나 일부 집단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이나 걱정에 대해 일희일비하기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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