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웅' 부상해 집권 후 반체제 인사 탄압
장기집권 후 2011년 '아랍의 봄' 시위로 축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축출되기 전까지 30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9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 2010.12.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올해 수술을 받고 최근 수주 동안 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다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국영 TV는 검은 리본을 단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기리는 영상을 내보냈으며 이집트 정부는 사흘간 전국적인 애도일을 선포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30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한 독재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1981년 국민투표로 대통령에 당선돼 장기 집권했다가 2011년 민주화 시위로 물러났다.
공군 참모총장 시절인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을 몰아붙여 국민들로부터 '전쟁 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다.
무바라크는 전쟁에서 얻은 국민들의 지지에 1975년 안와르 사다트 정부의 부통령으로 임명됐고 1979년에는 집권 국민민주당(NDP) 부의장에 선출됐다.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무바라크는 대통령직을 물려받게 되는데,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며 장기 집권했다. 그러나 정부의 부패와 빈부격차 등 국민의 불만은 심화됐고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국민의 시위에 부딪쳐 2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그 해 4월 체포된 그는 다음해 시위 참가자 239명을 사살하려했다는 혐의로 종신형을 판결받지만 무죄를 선고받고 2017년에 석방됐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이후 대중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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