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까지 포섭하려 한 신천지
총선 앞두고 상대 당 '낙인찍기'…급히 해명 나서는 정치권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와 정치권의 연관성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신천지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 포섭하려 했다는 폭로가 나오는가 하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신천지와 정치인들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들까지 횡행하면서 정치권은 신천지와 엮일까 전전긍긍하며 의혹 차단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코로나19 전염병의 망국적 사태를 초래한 신천지 교주 이만희 구속수사와 가출자녀 귀가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2.27 pangbin@newspim.com |
정운현 전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가 국무총리까지 포섭 대상으로 삼았다는 목격담을 공개했다.
정 전 실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하순,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한 민간단체가 이 전 총리를 만나고 싶다고 집요하게 제안했다.
이에 정 전 실장이 만나보니 신천지 위장조직인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라는 단체였다. 정 전 실장은 이 전 총리가 일정이 바쁘고 공식행사가 아니면 종교 관계자를 만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돌려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에도 이들은 연락을 해 사전에 약속을 했다고 주장하며 이 전 총리와의 만남을 시도했다. 결국 이들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 이 전 총리와의 만남은 불발됐다.
정 전 실장은 "결국 총리와의 면담 약속이 잡혔다고 한 것도 거짓말이었고, 방문목적도 순수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총리면담을 통해 총리를 포섭한 후 자신들의 세력확대나 영향력 과시용으로 이용하려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신천지가 정치권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려 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신천지와 정치권의 연관성을 낙인찍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요소로도 쓰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28 leehs@newspim.com |
최근 한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난 2012년 8월 이해찬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가 신천지의 기관지로 알려진 한 매체의 창간 3주년 기념식에 보낸 축사 영상이 공개됐다.
당시 사회자가 이 대표의 축사를 대독했는데, 이 대표는 축사에서 "다종교 사회에서 타 종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사회 갈등 요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편견 없이 다른 종교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천지예수교의 한 자원봉사단에 수여한 상장과 감사패 사진이 게시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주민참여형 깨끗한 서울 가꾸기 사업 추진에 남다른 노력을 발휘해 주민 자율청소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시 측은 이에 대해 "상장이 조작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이는 신천지를 위해 준 것이 아니라 지역 내 봉사 동아리에 수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수 진영 역시 신천지와의 연루설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한 언론은 곽 의원이 '(주)신천지농장'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24 leehs@newspim.com |
곽 의원은 "신천지농장과 신천지교회는 다른 법인"이라며 "못 받은 수임료 대신 근저당을 설정했다가 공직에 나가게 되면서 근저당을 해지하고 못 받은 수임료도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곽 의원은 "경기 용인정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하는 이탄희 전 판사의 부인 오지원 변호사가 자신의 SNS에 곽상도의원이 과거 ㈜신천지농장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했다는 기사와 함께 '신천지곽상도'라는 검색키워드를 올렸다"면서 "마치 제가 신천지 교회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면서 의혹 차단에 나섰다.
미래통합당 역시 당 차원에서 소문 차단에 나섰다.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 총회장이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당명을 자신이 지어줬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
박성중 통합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반사회적 집단 교주가 '내가 당명을 지어줬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면서 "새누리당의 이름은 2012년 1월 국민 공모를 거쳐 당 내외 인사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통합당은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이 회장에 대한 출국 금지도 요청한 상황이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