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시아 유가 전쟁도 가격 압박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코로나19(COVID-19)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한 석유 수요 증발 불안감에 10% 급락했다.
중국 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각국 정부가 뒤늦게 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글로벌 이동과 기업 활동이 중단된 탓에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불안감이 커졌다.
1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03달러(9.6%) 하락한 28.70달러에 마감, 2016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3.80달러(11.2%) 급락한 30.05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유럽연합(EU) 각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이탈리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통금과 영업중단 등 각종 특단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에 합의하지 않은 채 오히려 가격 전쟁에 돌입하면서 유가가 추가로 압박을 받았다.
이날 사우디 아람코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산유량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5월에도 4월 수준의 산유량을 유지할 것 같다고 밝히며 저유가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IHS마르키트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증산을 약속하면서 석유 시장이 8억~13억 배럴 정도 공급 과잉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 셰일 산업에 맞서기 위해 산유량을 늘렸단 2015년 말과 2016년 초 증산분보다도 2~3배 정도 많은 수준이다.
이날 앞서 연방준비제도와 일본은행(BOJ) 등은 잇따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리인하와 추가완화 등 부양책을 잇달아 제시했지만 유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