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에서 갤런당 1달러가 안 되는 휘발유가 등장해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이동 제한 여파로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켄터키주 런던시에서 처음으로 휘발유를 갤런당 99센트에 파는 주유소가 나왔다며, 곧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 통신] |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시티에서도 주요소 두 곳이 1달러5센트짜리 휘발유를 내놓아 1달러가 뚫리기 직전이고, 시카고에서는 23일 오전 휘발유 도매 가격이 20센트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전역에서 휘발유 가격이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 정보업체인 개스버디의 패트릭 드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이틀 간 미국 휘발유 소매 가격이 갤런당 평균 1달러99센트까지 떨어진 후 4월 중순에는 1달러49센트로 16년 만에 최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휘발유 가격이 내리면 자동차 이동이 대부분인 미국인들의 소비가 늘어난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의 여파로 올해 1분기 미국 실업률이 30%로 치솟고 국내총생산(GDP)은 50%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휘발유 가격 급락이 소비를 부추기기보다는 강력한 경기 불황의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미국 소비자들의 식품 배달 및 택배 수요가 없었다면 휘발유 가격은 한층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유 회사 립포우오일의 앤디 립포우 사장은 "1달러 휘발유는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8월까지는 휘발유 소매 가격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폴 빙엄 수송 이코노미스트는 "휘발유를 그냥 나눠 줘도 가져갈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 대공황을 능가하는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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