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2분기 상장사 순이익 10%↓
작년보다는 25%↑…반도체株 기저효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증가
올해 기업이익 최저 85조…코스피 1900선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증권업계는 올해 2분기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약 2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코스피가 한때 1500선 밑으로 떨어졌지만, 올해 기업이익 예상치만으로 봤을 때는 코스피가 지난 2010년 이후 형성됐던 박스권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1분기 상장사 순이익 컨센서스는 연초 추정치보다 20% 하향됐지만 2분기는 10% 하향되는데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1분기 기업 이익은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2분기는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코스피 상장사 1분기 및 2분기 실적 컨센서스 2020.03.30 goeun@newspim.com |
추정기관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18곳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추정치 총합은 12조2627억원이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연초 순이익 컨센서스인 15조6305억원보다 21.5% 감소했다. 작년 1분기 순이익 15조2254억원보다는 19.5% 감소했다.
반면 올해 2분기 코스피 상장사 115곳의 순이익 컨센서스 총합은 15조6068억원으로, 연초 컨센서스(17조5376억원)보다 11% 감소했으나 작년(12조4598억원)보다는 25.3%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상장사 순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작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실적이 크게 나빴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각된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하며 국내 IT기업의 실적을 끌어내렸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574개사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43% 감소했다. 2분기만 보면 실적 부진 추세가 더 뚜렷해 전년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56%, 89% 급감했다.
올해 2분기 반도체 대장주의 실적 예상치는 작년보다 밝다. D램과 낸드 가격도 상승 중이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수요가 늘어나 반도체 업계에는 오히려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6376억원에서 올해 1조2206억원으로 9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연초 영업이익 추정치 1조1869억원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5970억원에서 8조2725억원으로 2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연초 컨센서스(8조2607억원)와 거의 차이가 없다.
시장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기업이익에 비례해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근 코스피가 코로나19 공포에 과잉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연초 추정된 올해 전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컨센서스는 약 100조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기업이익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연초 추정치보다 15% 하향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100조원의 기업이익 중 40조원이 IT기업 이익 추정치고 20조원은 금융기업, 15조원이 경기소비재 이익임을 감안했을 때 전체 기업이익 85조원 선은 방어 가능하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코스피는 과거 1990년대 상장기업 순이익이 30조원 내외일때 500~1000포인트대, 2000년대 들어 2007년까지 순이익이 50조원 내외일때 1000포인트~2000포인트에서 움직였다. 다만 당시 2000포인트까지 갔던 것은 기업 실적보다는 중국경제에 대한 거품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부터 기업 이익이 90조원 내외일때 코스피는 1900~2000포인트선을 지켰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상장사 순이익이 10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은 낙관적일 수 있으나 조정이 있더라도 90조원 내외의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국내 기업이 마진관리를 잘해 지난 2015년~2016년 2년 연속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때도 상장기업 이익은 85~90조원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과거 기업이익과 코스피레벨의 관계로 볼 때 코스피가 1500포인트 선까지 내려가는 것은 기업이익이 금융위기 이전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실제 기업이익 추정치는 그렇지 않다"면서 "최근 코스피에 공포심리가 과대 반영됐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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