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학회, 사실상 과학자들의 축제"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논문 성과를 발표한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학회 및 행사 참석보다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바이오 종목들이 최근 포스터 발표 및 초록발표 등 글로벌 학회 참석 소식을 전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별다른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5월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연구자와 의료기관, 빅파마 등 매년 전 세계 수만명이 모여 최신 치료법 동향과 신약개발 경과, 임상결과를 공유하는 만큼 제약·바이오업계의 가장 큰 이벤트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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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새 논문 게재 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며 "그동안 학회에 참석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좋았지만, 학회가는 곳이 많아지고 차별화가 많이 없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논문 게재는 학회참석보다는 의미가 크다"며 "이제는 논문 게제 기업들에 대해 시장이 크레딧을 많이 주는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트리비앤티의 주가는 논문 성과 발표 이후 이날까지(3거래일) 11.70% 상승했다. 최근 코로나 테마주가 아닌 바이오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은 드물기 때문에 성과가 돋보였다.
지난달 31일 지트리비앤티는 교모세포종 치료제(OKN-007) 임상 1b상 '논문'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발표문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OKN-007은 저산소증 유발인자(HIF-1) 저해 항암제다.
다음 날 곧바로 임상 호재 소식도 이어졌다. 미국 자회사 오블라토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OKN-007의 임상2상 진입을 승인받았다. OKN-007은 FDA에서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받았고,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판매허가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
큐리언트는 지난달 31일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공동연구한 결과를 미국미생물학회의 학술지(AAC)에 실렸다고 전했고, 이날 주가는 15.95% 급등했다. 텔라세벡은 다제내성결핵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이다. 논문 저자들은 텔라세벡이 단독 처방으로 부룰리 궤양을 일주일 이내에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탈 임원은 "학회 참석이 변별력이 떨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실상 참가비를 제출하고 신청하면 누구나 갈 수 있기 때문이다"며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이 얼마나 좋은지보다 기초과학자들의 축제처럼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참석 문턱이 높은 행사가 아니다"고 귀띔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