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COVID-19)i사태와 관련, 날선 '산소호흡기' 공방을 벌였다.
초기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을 만회하기 위해 '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적극적인 대처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민주당 소속 쿠오모 주지사의 기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날 선제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했다. 그는 오전에 올린 트위터를 통해 뉴욕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함께 쿠오모 주지사를 싸잡아 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은 병원과 병원선 지원 등 다른 어느 주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항상 불평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뉴욕주가 필요 물자보다 10배 많은 물량을 갖고 있다고 해도 충분치 않다고 할 것이라면서 "다른 주들과 다르게 뉴욕은 불행하게도 늦게 시작했다. 불평은 그만하고, 이 모든 공급 물자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라. [뉴욕 주지사] 쿠오모, 일 좀 열심히 하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요구하는 많은 수(지원 장비)는 실제보다 더 많다는 느낌이 들고 있다"면서 "(뉴욕에서) 4만개, 3만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주가 연방 정부로부터 많은 산소 호흡기를 지원 받고도 이를 재고로 쌓아두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낮에 가진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뉴욕의 경우 향후 7만개에서 11만개의 산소호흡기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나는 필요보다 더 많이 산소호흡기를 구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뉴욕주의 산소 호흡기 비축량은 6일치 밖에 없다"면서 "그것이 없으면 사람이 죽기 때문에 산소 호흡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쿠오모 주지사는 이밖에 "산소호흡기 비축 물량이 어디에 있는 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면서 적재적소에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도 쿠오모 주지사가 더 나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쿠오모 주지사를 이용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힘을 빼내려는 의도였던 셈이다.
이에 대해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사태를 놓고 자신을 정치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